매일신문

[유레카!유레카] 사람 몸에는 '생체시계' 있어

미리 자둔다고 안 잘 수 없어

▶늦잠자다 지각하거나 수면부족, 불면증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벼락치기' 시험공부가 더욱 쉬워지고 밤에 수업을 하는 야간학교가 많아지겠다. 밤낮 활동이 거의 같아 식사 횟수가 네 끼로 늘고, 밤눈이 밝아지는 등 신체구조가 달라지겠다. 반면에 야간사고가 급증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루에 2, 3시간만 자도 괜찮다면…. 박준수(칠성초 4학년)

인터넷 조사업체에서 지난달 수능 시험을 치른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를 물었다. 2명 중 1명꼴로 밀린 잠을 실컷 자보고 싶다는 대답이 나왔다.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하면서 수면부족에 시달렸다는 이야기다.

이런 학생들이 잠을 한꺼번에 몰아서 자면 피로가 완전히 풀릴까. 잠은 몸에다 저축할 수가 없고 투자할 수도 없다. 미리 잔다고 나중에 잠을 안 잘 수 없고 또, 미뤄 잘 수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잠은 날마다 적당하게 자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사람이 이처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잠이 오는 이유는 몸의 생체시계와 관련이 있다. 사람의 몸에는 낮과 밤을 구분해주는 생체시계가 들어있다. 이 생체시계는 빛에 매우 민감하다. 햇빛이 없는 밤이 되면 수면중추가 자극돼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량이 많아져 잠이 들도록 한다. 반면에 햇빛이 자는 사람의 눈으로 들어오면 각성중추를 자극해 멜라토닌이 줄어 잠에서 깨어나게 한다.

겨울철에 잠을 더 많이 잘 수 있는 것 또한 생체시계의 반응과 맞닿아 있다. 해가 일찍 지고 늦게 뜨면 멜라토닌이 나오는 시간이 여름과는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통 아침에 일어난 지 15시간 정도가 지나면 다시 잠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잠을 자지 않게 되면 주의력과 운동 기능 등이 떨어지게 된다.

잠자는 중에는 눈의 움직임에 따라 급속한 움직임이 일어나는 렘수면과 그렇지 않은 비렘수면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잠을 자기 시작하면 비렘수면 상태가 먼저 나타나고 깊은 잠과 선잠의 단계별 수면 상태가 반복된다. 하룻저녁에만 단계별 수면을 4, 5차례 반복하다가 아침이면 얕은 잠으로 돌아온다.

사람은 하루에 어느 정도 자야 적당할까. 일반적으로 7, 8시간을 꼽기도 하나 객관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수면 시간이 하루에 4시간이 안 되거나 9시간이 넘는 사람도 전체 인구의 10% 정도라고 한다. 이는 시간보다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불규칙한 수면습관은 생체시계를 혼란에 빠뜨려 몸을 상하게 한다.

'잠은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너무 적게 자거나 많이 자도 몸의 균형을 깨뜨린다. '모자라지 않고 넘치지도 않게'라는 말은 잠에도 꼭 들어맞는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중부센터 원장) weiz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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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로 충남 태안 등 서해안 지역의 바다 오염이 심각하다. 생태계가 파괴된 바다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데는 짧아도 수십 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런 바다가 사라진다면 어떨까?(문제 풀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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