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성서단지내 디스플레이용 기판유리 연마·코팅업체인 '신안S&P'(대표 안경철)는 지난 2월 세계적인 화학제품 회사인 독일 Merck사의 대만 디스플레이 유리기판 코팅공장을 인수했다. 신안S&P는 이때 일본 등 유수의 경쟁사들을 물리쳐 '다윗이 골리앗을 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안S&P는 대만공장 인수로 디스플레이용 기판유리 연마에서부터 코팅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게 돼 기판유리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토대를 마련했다.
#합병=LCD TV 및 산업용 정보디스플레이(DID) 기업인 디보스(DIBOS)는 지난 10월초 인터랙티브미디어에 경영권을 양도했다. 국내·외 마케팅에서 중소기업의 한계를 절감한 고육지책. 인수사는 디보스와 대기업과의 유통부문 협력을 계획하고 있어 재도약의 기회로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시장을 선점하고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나 생존의 방편으로 기업인수합병(M&A)을 활용하는 지역 기업들이 늘고 있다. M&A는 파이를 키우고 구조개선의 가장 손쉬운 방법인데도 지역 기업들이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 지금까지의 풍토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공시제도로 기업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M&A에 눈뜨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김은수(경영학 박사) 경운대 교수는 "선진 외국 기업 발전사례를 보면 일정 시점에서는 성장한계에 부닥치고 이를 돌파하는 수단으로 M&A를 적극 활용한다. 역내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고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M&A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M&A의 신화 STX그룹과 주요 사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M&A의 신화'를 만든 인물. 강 회장은 지난 2001년 '단돈' 21억 원으로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강 회장은 지난 2001년 STX조선(대동조선·선박건조 및 해양플랜트)을 1천억 원에, 2002년 STX에너지(산단에너지·열병합 발전 및 에너지 자원개발)를 500억 원에 인수했다. 이어 2004년 STX팬오션(범양상선·해운 및 종합물류사업)을 4천300억 원에, 올해 아커 야즈(AKER Yards ASA·노르우이 세계적 크루즈선 건조사)를 7천342억 원에 인수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은 M&A로 7년만에 매출이 34배(10조 원)로 껑충 뛰고 상장기업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내 9위의 기업군으로 일궜다.
두산도 M&A를 통한 대표적인 기업 변신 사례. 식품·주류 중심기업이었던 두산은 OB맥주, 종가집, 한국네슬레, 한국코닥, 코카콜라, 한국3M 등을 매각하고 현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산업개발, 미쯔이밥콕 등 인프라와 중공업 계열을 인수, 글로벌 중공업 그룹으로 변신했다.
저가의류 제조사였던 이랜드는 까르푸, 뉴코아, 해태유통, 네티션닷컴 등을 인수, 멀티패션 및 중견유통그룹으로 변신했다.
M&A 컨설팅 회사 (주)소시어스 이병국 대표이사는 "M&A는 숨어있는 진주를 찾는 작업이다. M&A를 잘 활용할 경우 기업의 내재적 가치가 100% 상승한다."며 지역 기업들도 M&A에 적극 눈을 돌릴 것을 충고했다.
◆지역기업도 M&A 바람
바이오벤처기업 (주)웰진은 지난 상반기에 싱가포르 제약관련 업체를 인수, 웰진의 연구개발 능력과 시장상품화가 가능한 싱가포르 업체간 연계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바이오기업 전진바이오팜도 최근 자사 매출의 3배나 되는 수도권 기업을 인수,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구미공단 내 에피밸리(옛 성일텔레콤)는 지난 9월 LED 칩·웨이퍼 전문업체인 에피밸리를 인수합병하면서 인수업체 사명을 땄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LED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영남대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인 광부품 모듈제조업체 (주)이리콤도 최근 현금자동입출금기용 수표입금기 제조업체 한틀시스템과 인수합병을 통한 코스닥 우회 상장을 성사시키는 등 최근 2년간 대구권 기업들의 M&A는 20여건에 이르고 앞으로도 급증할 전망이다.
◆지역기업 위한 M&A 기반은 열악
세계 시장추세에 발맞춰 한국도 M&A를 통한 기업성장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지역 M&A 시장은 전문기업 및 전문가부재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 구조조정 전문회사가 있긴 하지만 국내외 기업과 시장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 집단과 노하우는 아직 초보단계다.
이런 가운데 구조조정 전문회사 M&Company는 17일 경북테크노파크와 기업거래 사업과 기업가치 평가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사업단장은 "M&A시장 활성화를 통해 기업가치 평가능력을 키우고 지역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강화돼야 지역경제의 파이가 크진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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