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가정의 아이들 역시 따뜻한 보금자리가 필요합니다. 위탁가정이 사라졌을 때 보육원으로 보내지는 현실은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사)대안가정 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명희(46·여) 사무국장은 위탁가정 아이들의 보금자리 필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친권과 양육권을 가진 친부모가 양육을 거부할 때, 또 위탁가정 부모가 사정상 아이들을 돌보지 못할 때 아이들은 돌아갈 곳이 없다.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할 나이에 떠돌이 생활을 하며 가슴 속에 하나, 둘 생채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아이들. 그래서 그녀는 위탁가정에서 장기간 방치되는 아이들을 위해 보금자리를 만들 꿈을 꾸었다. 그리고 그 꿈은 내년 2월 현실이 된다.
(사)대안가정 운동본부는 내년 2월 대구 남구 대명동에 5명의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30평 규모의 그룹홈을 연다. 이를 위해 그녀는 네이버와 아름다운 재단의 기부 전용 사이트를 이용, 5천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성금은 예상 밖으로 순식간에 이뤄졌다. 익명의 독지가가 기부전용 사이트인 '해피빈'을 본 후 5천만 원의 돈을 쾌척한 것. 2002년 대안가정 운동본부를 창립한 뒤 5년간 쓸쓸히 보육원으로 발길을 옮겨야 했던 위탁가정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렸던 그녀에게 독지가의 등장은 구세주였다.
그 뒤의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아이들의 독립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집을 찾았고 도배와 가재도구를 장만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24시간 함께할 수 있는 보육교사도 구했다. 또 지난 2002년 마련된 정관에 아동그룹홈을 개설할 수 있는 내용이 빠져 있어 대구시에 정관 개정을 요구 중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로부터 아동그룹홈의 모든 요건을 갖추고 다시 찾아오라는 모호한 답변을 받았지만 그녀는 희망에 가득 차 있다.
"그룹홈은 개소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위탁 가정에 맡겨 진 아동들이 보육원으로 보내지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대구시 역시 결국은 인가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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