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혼탁'失望의 정치, 국민이 끝장내야

오늘 밤 12시를 기해 제17대 대선 선거운동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 6월 11일 한나라당 경선후보 등록으로부터 시작된 6개월여의 대선전은 그야말로 혼탁과 실망의 연속이었다. 한나라당의 당내 이전투구는 생사를 건 막말다툼으로 변해 국민이 갈망하는 정치의 품격이나 여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승복이 그나마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뒤 이은 범여권의 당 세탁용 이합집산과 대통합민주신당의 엉터리 경선은 국민들을 허탈감에 빠져들게 했다. 대선을 불과 두 달 남기고야 후보자를 선출하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범여 제1당의 현주소를 확인시킨 것이다.

혼탁과 실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과 원칙'이라던 이회창 씨가 한나라당을 탈당해 새치기 출마를 하면서 정당정치는 공중에 떠버렸다. 본격 대선전 이후 신당의 네거티브 일변도 선거운동은 정치 혐오증만 확산시켰다. 비전과 정책, 공약은 사라지고 온갖 쓰레기 언어들만 난무했다. BBK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정치 언어들은 더 극단화되고, 이명박 특검법을 둘러싼 국회의 아수라장까지 겹쳐 정치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마저 무너뜨렸다.

대선전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 정동영 후보는 이인제, 문국현에 이어 정치신념이 극단관계인 이회창 후보에게까지 단일화 추파를 보냈다. 아무리 다급해도 이런 난센스가 없다. 이회창 후보는 대선 열병에 들뜬 나머지 박근혜 전 대표에게 표를 구걸하는 추태를 보였다. 시정잡배들보다 못한 몰염치에 뻔뻔스러움이다.

국민들은 더 이상 이런 꼴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역대 대선 중 이처럼 더럽고 구역질나는 모습이 있었던가. 정치사기, 정치패륜, 정치구걸이 횡행하는 타락한 정치는 종식돼야 한다. 쓰레기통에서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내야 할 책무가 국민들에게 주어졌다. 내일 대선 투표일에 모두가 참여하여 정치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이런 정치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미래도, 국민의 존엄도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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