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8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학생선발권 등 대학 운영의 자율권 보장을 차기 정부에 요구했다. 대교협은 지난달 초 '고등교육 비전 415'를 마련, 차기 정부의 정책과제로 제안한 바 있다. 대교협이 차기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기왕의 요구 사항들을 다시 강조한 것은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숙원 해결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할 것이다.
새 정부는 대학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대학입시 제도만큼은 조기에 확실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자율시대에 대학을 정부의 규제의 틀에 가둬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해마다 가중되는 수험생'학부모들의 혼란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도 대학입시 제도는 개혁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가운데 입시를 대학에 맡기는 방안 또한 자연스럽게 고려돼야 한다.
다만 전면 자율화는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방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면적으로 대학 자율에 맡길 경우 현재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자율화 상태에서 치러지는 대학 편입학시험의 비리를 보면 그렇다. 연세대 총장 부인의 편입학 비리와 관련하여 최근 실시한 수도권 13개 사립대의 편입학 실태조사 결과 거의 모든 대학에서 크고 작은 비리가 드러났다. 이것이 현실이다. 또한 대학마다 무리하고 변덕스런 입시 기준으로 인해 수험생들이 더욱 고통스러워질 소지도 없지 않다 할 것이다.
대학의 역량과 사회적 책임감을 고양시키는 중간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과 공교육 정상화가 함께 만나는 부분에서 합리적인 대학입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차기 정부는 대학의 요구와 함께 학생'학부모의 소리를 잘 듣고 헤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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