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향후 정국 가늠쇠 '李 득표율' 방정식

제17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을 맞아 선거기간 내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최종 득표율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후보의 최종 득표율에 따라 향후 BBK 정국의 향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1위에 당선된다면 BBK 정국은 물론 당내 문제도 무난하게 정리가 된다. 하지만 이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1위에 당선되거나 최악의 경우 막판에 역전패를 당하게 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이 후보가 20%이상 득표차를 벌릴 경우

87년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후 처음있는 일로 이 후보는 안정적 국정수행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반(反)이명박'측의 BBK특검 공세도 급격하게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당 측에서는 특검을 이용한 공세로 내년 총선 때까지 세몰이를 하겠지만 이 후보에 대해 압도적 지지를 보낸 표심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 이미 이 후보도 특검법을 수용하면서 "더이상 나올 것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에 특검정국이 이 후보의 국정수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선거전 막판의 동영상 공개와 특검법 통과로 인해 지지층의 위기의식이 발동, 표 결집효과가 나타났다며 압도적 표차의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몇몇 판별분석에서 50%이상 과반 득표도 가능하다는 결과도 나와 있다. 하지만 이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쪽에서도 이 정도 표차는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있다.

◇이 후보가 2위 후보와 10~20% 차로 승리할 경우

한나라당도 40%에서 ±3% 정도의 득표를 얻을 것이라는 분석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의 BBK 의혹 무혐의 발표로 대세상승세를 유지했으나 막판에 동영상 파문 등으로 추가 상승 기대감이 무산됐다는 것.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정도 표차도 충분히 국정운영을 위한 안정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권 등에서 BBK 특검법을 무기로 공세를 펴겠지만 이 후보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확인된 만큼 충분히 특검정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신당 등 여권의 특검 공세도 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어찌됐든 이 정도 표차로도 통합신당 등 반 이명박 측이 대안세력으로는 부적격이란 판정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고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한 자릿수 우위에 그치거나 역전패를 당할 경우

한 자릿수 우위에 그칠 경우 이 후보는 여당의 총공세에 직면하게 된다. 1년여가 넘도록 지켜온 20%가 넘는 지지율 우위에서 급속한 지지층 이탈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정도라면 수도권의 30, 40대 여론주도층과 호남표심, 전통적 여권 지지층이 총 결집한 상황이라고 해석해도 된다. 따라서 정국은 급속도로 긴장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낮은 지지율에다 특검 수사에서 조금이라도 이 후보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정국 혼란상은 더욱 가중된다. 신당 등 여권은 수도권과 호남 등지에서 견제세력으로서의 입지를 확인했기 때문에 내년 총선 때까지 특검정국을 이어갈 것이다. 덩달아 이 후보는 당선자 신분으로 사퇴요구에 시달릴 것이 분명하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만에 하나 이 후보가 역전패를 당할 경우에는 한나라당 내부가 극도의 혼란에 휩싸일 것이 분명해져 BBK 특검 정국은 내부 논의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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