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NU아트갤러리 '한 사진기 수리공 이야기' 사진전

지난해 9월, 대구가톨릭병원에서 '한 사진기 수리공'이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불과 34세의 나이였던 김성민. 대구에서 믿음직하다고 소문난 젊은 사진기 수리공이었다. 이는 당시 병원 복도에 걸어둔 100여 점의 사진에서도 유추할 수 있었다. 전국 각지의 40여 사진가들이 그가 고쳐 부활한 사진기로 찍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장인(匠人)의 모습'을 보여 준 그를 추모하며 이 시대에 사라져 가는 수공업자와 미래의 장인에게 바치는 전시 '한 사진기 수리공 이야기'전이 23일까지 경북대 내 'KNU아트갤러리 스페이스9'에서 열린다. 대구민예총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사진기 수리공의 마지막 걸음을 따라 밟으려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양산된 무한 복제 이미지들이 인터넷에서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 수동카메라와 밤새 씨름하다 생을 마감한 젊은 수리공의 소중한 삶을 다시 생각한다'는 것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3인, 민중미술가 3인, 2개 극단, 문학인 1인 등 다양한 예술인들이 작품을 준비했다.

사라져 가는 수공업자(세공·제과제빵사·선박수리공·이발사·철구조물 제작공·자전거 수리공)의 모습을 담은 사진, 낡은 사진기를 통해 본 세상을 주제로 한 미술작품,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주제로 한 창작무언극(월·수·금·토 오후 7시), '일하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하는 사진 찍기와 전시, 김 씨를 회고하는 자료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장인의 의미를 되살피는 만큼 일하는 사람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평일에도 오후 9시까지 전시가 진행된다. 일하는 사람의 사진을 가져가면 바로 전시할 수도 있다. 현장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면 직접 인화할 수도 있다. cafe.naver.com/cameraplaza. 053)426-2809.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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