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선거와 개표는 난생 처음입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영천시장 재선거는 1위와 2위의 표차가 겨우 172표 차로 당락이 결정됐다.
후보자와 지지자는 피가 말랐고, 시민들도 이들의 초박빙 승부를 보며 손에 땀을 쥐었다.
청도와 청송군도 같은 날 자치단체장 재선거를 펼쳤지만 일찌감치 당락이 결정된 반면 영천은 개표 다음날 오전 1시가 넘어서야 당선자가 결정될 정도로 박빙이었다.
상위에 랭크된 김영석 이성희 이병진 씨 등 3명의 후보는 12시가 넘어서도 투표함 1개를 개표할 때마다 수십 표 차로 선두가 바뀌는 진땀 승부를 이어갔다.
이런 결과는 선거과정에서 이미 예고됐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상위 3명의 후보가 오차범위 내의 지지율을 보여 여론조사를 실시하고도 발표를 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초박빙 승부가 이어진 것은 한나라당이 공천을 하지 않아 비중 있는 인사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한 때문.
모 후보 진영 관계자는 "무공천이 되면서 정책대결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며 "낮은 득표율은 새 시장에게 상당한 애로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공천은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그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오던 공무원의 줄서기가 없어진 것.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가 없자 줄서기가 쉽지 않았다.
경북메니페스토 실천본부 김영우 대표는 "지금까지 선거 이후 매번 지역이 분열했지만 이제는 낙선한 후보는 단 한 표 차이라도 승복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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