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투표 득표율 부끄러운 고향성적표

시장·정치권 인사들 예산배정 등 부담감

"투표를 강요할 순 없지만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이왕이면 고향에서 최고 투표율과 득표율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19일 오후 6시 투표가 마감되자 박승호 포항시장을 비롯한 지역의 지도급 인사들이 72.0%라는 포항의 투표율을 두고 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박 시장은 포항이 이 당선자의 고향임을 감안, 투표율이 곧 이 후보의 득표율로 연결될 것이라며 내심 포항이 경북도내 최고 투표율과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 정치권도 마찬가지 예상이었다. 그래서 한나라당 당원들은 이날 투표마감 직전까지 시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최종집계 결과 포항의 투표율은 청도(75.8%), 청송(75.6%), 영덕(75.0%)에 이어 도내 4위에 그쳤다. 또 이 당선자 지지율은 영덕(84.8%)에 이어 2위였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상위에 오른 지역이 모두 유권자가 2만∼3만 명 정도에 불과한 군지역으로, 30만 명이 훨씬 넘는 포항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해명했지만 목소리는 약했다.

당장 포항시와 지역 정치권에서 이런 결과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포항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일 "곧 구성될 인수위원회 등 새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예산배정 등을 놓고 본격적인 로비를 벌여야 하는데 (투표결과가)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다소 부끄러운 성적표"라고 했고, 또다른 관계자도 "1등 했으면 당당하게 나설텐데 입장이 난처해진 것은 사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19일 오후 중앙당 캠프에서 '포항의 투표율이 왜 이리 저조하냐?'는 질책성 전화를 받았다."며 "결과가 부담스럽다."는 말을 수차례 되뇌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