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못지 않은 주연급 조연은 박근혜 전 대표으로 향후 포스트 대선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 1년여 대선 레이스에서 박 전 대표는 늘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 있었으며 국민적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중요한 짧은 한 마디로 정국에 큰 영향에 미쳤고 이 당선자를 탄생시키는데 누구 못지 않은 공을 세웠고 이는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경선 때 지독하리 만큼 치열한 경쟁을 치렀지만 경선 뒤에는 '아름다운 승복'을 끝까지 잘 지켜줬으며 이 당선자가 본선에서 휘청거릴 때 굳건한 버팀목이 돼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탄핵정국으로 어려웠던 천막당사 시절부터 당을 이끌며 재·보선 '불패신화'를 만들었으며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됐다.
실제 올 초부터는 이명박 당선자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과 함께 이른바 대선주자 '빅3'로서 한나라당 중심의 대선구도를 일찌감치 구축했다.
손 전 지사가 탈당한 후에는 이 당선자와 양강 대결을 치열하게 펼쳤으나 1.5% 포인트 차로 아깝게 진 뒤에도 "저 박근혜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며 군더더기 없이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비록 합동유세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독자적인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섰고 구름청중들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경선 후 한나라당 내부적으로 친이(親李·친 이명박) - 친박(親朴·친 박근혜) 의원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출마를 전격 선언하자, "정도(正道)가 아니다."고 비판함으로써 이 당선자에 대한 굳건한 지지 의사를 보여줬다.
이후 이회창 후보의 심야 박 전 대표 자택 방문 등 거듭된 구애에도 경선 승복의 원칙을 끝까지 지키며 이 당선자를 지지했다.
지난 16일 선거일을 사흘 앞두고 이 당선자의 광운대 강연 동영상이 공개되고 이를 전후한 14일과 17, 18일 이회창 후보가 박 전 대표의 삼성동 자택을 찾아 '삼고초려'하며 지지를 호소했을 때에도 미동도 없이 '경선승복'의 원칙과 초심을 굽히지 않는 강단과 뚝심을 과시한 것.
경선 당시 박 전 대표를 도왔던 최경환 의원은 "경선 승복의 정신을 지킨 것은 대한민국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라며 "위기가 닥칠 때마다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에 무난한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다."고 추켰다.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서도 많은 청중들을 몰고다니며 이 당선자 지지를 호소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때문에 당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포스트 대선'에서 가장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멀게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서 다가섰으며, 짧게는 당내 주요 계파의 수장으로서 당장 내년 제18대 총선 공천 등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
하지만 일부 측근들은"지금은 박 전 대표가 무언가를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 "모든 것은 이명박 당선자에게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이런 우려에는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 당선자가 '살아있는 권력'을 가지고 지금까지와 달리 예우하지는 않을 것이란 상황인식이 깔려 있다.
한 핵심 측근은 "이 당선자가 '국정 동반자'라고 한 본인의 말을 지키지 않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 나올 경우 당이 깨지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새 정부 인사구성도 눈여겨 봐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천이며 박 전 대표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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