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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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문자 보내기

지금 휴대전화 문자함을 한번 열어보세요. 문자함을 자주 비우지 않는다면 아마 최소한 100여개 이상 문자가 보관돼 있을 겁니다. 어떤 것들이 남아있는 지 들여다보세요. '대출상담', '○○텔레콤 11월분 요금내역', '○○카드 사용내역' 등등 알림성 문자가 가득한가요?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온 문자는 없나요? 아내가 보낸 '언제 들어와?'라는 다소 심드렁한 문자, 동창 친구의 '야! 오늘 저녁 7시. 있다가 보자.'라는 문자 등도 있겠죠. 혹시 몇 달전 아니면 며칠 전에 받은 문자 하나가 너무 고마워서 차마 지우지 못하고 때만 되면 한번씩 열어보는 그런 문자가 있나요?

그러면 이제 수신함 말고 발신함을 한번 보세요.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지워지지 않을 문자를 보낸 적이 있나요? 역시 썰렁하죠? 취재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증상(?)을 보였습니다. 어차피 '엉', '그래', '알았어'라며 보낼 답장이라면 '사랑해요'라고 한마디쯤 더 붙여보면 어떨까요?

말로 전해지는 것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겠죠. 문자 메시지는 참 묘한 것이어서 디지털처럼 퍼석퍼석하고 허전한 맛을 주는 것 같지만 동시에 아날로그처럼 쫄깃쫄깃하고 풍성한 감정의 맛이 묻어납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나서 당장 휴대폰을 열고 사랑을 보내세요. 부모님에게, 아내에게,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그러면 감동이 돌아올 겁니다.

◇ 희망으로 전국 달린 '경운기 도서관'

전라남도 광양의 산골에서 '텃밭 도서관'을 운영하는 서재환씨가 경운기에 책을 가득 싣고 서울로 갔습니다. 국도를 따라 전주, 대전, 청주, 수원 등을 거쳐 약 보름동안 달렸습니다.

도착하는 도시마다 하루씩 머물며 '도서 교환전'을 펼쳤습니다. 광양시 진상면의 '텃밭 도서관' 앞 공장건설을 반대하는 행사였지만 '책 나눔' 이 목적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경운기 도서관'이 도착하는 곳마다 사람들이 몰려나왔고 '도서교환 행사'는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전라도 산골마을에 사는 농부가 대전, 청주, 수원, 서울, 대구, 부산 등에서 '책 교환 행사'를 성황리에 열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요. 행사를 도와 준 사람은 그가 운영하는 카페 '오지게 사는 촌놈'의 회원들입니다. 회원들을 움직인 힘은 텃밭 도서관을 지키겠다는 의지였습니다.

도착하는 도시마다 행사장 섭외, 플래카드 설치, 책 전시 및 교환 등 할 일이 많았습니다. 이 모든 일을 서재환씨와 아내가 해낼 수는 없습니다. 전주에서는 전주회원이, 대전에서는 대전회원이 서울에서는 서울회원이 대구에서는 대구회원이 일을 맡아 주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경운기와 트럭에 기름을 가득 넣어주었고, 어떤 사람은 플래카드를 만들어 주었고, 어떤 사람은 하루 종일 행사장에 나와 일을 거들었습니다.

이들을 움직인 힘은 '희망'이었습니다. 작은 산골 도서관을 지키고, 책 읽는 마음을 널리 전할 수 있다는 희망 말입니다. 희망은 무모해 보이는 '경운기 도서관 전국일주'를 가능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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