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사시나요?"
한 해가 또 저문다. 평범한 이웃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는 '피플+α' 지면에는 올 한 해 50여 명의 이웃들이 출연해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들려줬다. 이들 가운데 편견을 극복하면서 꿈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9명을 다시 만났다.
이대현·서명수·모현철기자
▶최연소 KBO 심판 노리는 김용일 군(2월 17일 8면 보도).
야구선수가 아니라 '야구심판'에 홀린 김용일(18) 군.내년 초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김 군은 수시입학으로 대경대 생활체육과에 합격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심판원이 되는 길은 쉽지 않다. 지난 1월 대구에서 열린 대구심판학교에 참가, 첫 강습을 받은 김 군은 11월 중순부터 서울에서 4주간 열린 'KBO 심판학교'에도 참가했다. 이번 서울강습에서는 KBO의 한 2군 심판과 친분을 쌓았다. 내년 초 대구에서 열리는 심판학교에도 다시 등록할 생각이다. 아직 병역문제도 남아있고 대학도 졸업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실전경험도 쌓아야 한다. 당장 KBO 심판이 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내년 초 KBO 심판들이 미국의 세계 최대 심판학교인 '짐에반스학교'에 연수갈 때 함께 연수하기로 했다. 일본이나 미국프로야구에서 심판경력을 쌓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그는 프로야구 심판의 꿈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겨울이지만 주말마다 열리는 사회인리그에는 루심 외에 주심으로도 자주 선다. 이제는 선수들이 예전보다는 제 말을 잘 듣는 편입니다.
"심판은 그라운드의 법관이라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문제도 해결하고 8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KBO 심판 김용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더 당당해졌다. 목소리와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하면서 몸무게가 놀라볼 정도로 늘었다. 62㎏에 불과했던 몸무게가 70㎏을 넘어섰다. '스트라이크~'와 '아~웃' 등의 콜사인을 외치는 목소리에 힘이 묻어났다.
▶의족 사회인야구 선수 강상문(10월 20일 9면 보도) 씨
'좌절을 던지는' 의족 사회인야구 선수 강상문(37) 씨는 지난 2일 스포츠서울사장기 사회인야구대회 다이아몬드리그 결승전에서 0대 6으로 아쉽게 패했다. 강 씨는 이날 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까지 2실점으로 막아냈지만 팀의 수비력 열세와 잇따른 실책을 극복하지 못했다. 강 씨는 "결승에서 진 팀과 전적이 1승 1패로 막상막하였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욕심이 강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에 보도된 뒤 한 친구가 의족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전화를 했다."면서 "이젠 왼발이 의족이라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알려져 쑥스럽다."고 웃었다.
강 씨는 여전히 주말마다 팀 선수들과 함께 내년 시즌 우승을 향해 강속구를 던지고 있다. 강 씨는 "내년에는 사회인야구대회에서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장거리산행코스개척 배병만 씨(2월 3일 10면 보도).
장거리 산행 코스를 개척,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배병만(41) 씨. 그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J3클럽 카페(http://cafe.daum.net/J3C1915) 회원이 신문 보도 이후 200여 명에서 700여 명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매일신문에 제 기사가 나간 이후 회원들이 엄청나게 늘었어요. 장거리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배 씨는 짧게는 11시간, 길게는 65시간을 걸어야 하는 산행 코스를 개척,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요즘에도 산행 코스를 개척하는 데 심혈을 쏟고 있는 배 씨는 지난 주말에는 백두대간의 출발점인 지리산 밤머리재에서 성삼재까지 60㎞ 산행 코스를 직접 답사했다. 700㎞에 이르는 백두대간을 12개 코스로 나눠 산행길을 개척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정육지존 김준오씨(7월 14일 10면 보도)
'17년 동안 칼을 갈았다.' 육(肉)부장 김준오(38) 씨는 공휴일인 대통령선거일에도 칼을 들고 나섰다. 그러나 발걸음은 한없이 가벼워졌다. 내년 1월 규모는 그리 크지않지만 식육식당을 개업하기로 했다. 그래서 요즘 개업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원래는 2009년쯤 '내 식당'을 개업할 계획이었는데 신문에 보도된 이후 '주가'가 뛰어서 1년 앞당겨 꿈을 이루게 됐다. 대형갈비식당의 육부장으로 초빙하겠다는 제의가 쇄도하기도 했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요즘은 함께 다니는 직원이 2명으로, 몇 달 전에 비해 1명이 늘었다. 거래처수도 크게 늘어났다. 당연히 수입이 좋아졌다.
그는 "대구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에 이름이 알려진 만큼 부담이 많아졌다."고 겸손해하면서도 "내년에 식당을 열게 되면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로 대구시민들에게 더 맛있는 고기맛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수제카메라 이기근 씨(6월 30일 11면 보도)
"방송국에서 얼마나 전화가 오는지 전화통에 불이 날 지경이었어요. 하지만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출연 요청을 모두 거절했습니다."
손으로 직접 카메라를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이기근(57) 씨. 수제 카메라를 만든다는 것과 더불어 드라마틱한 그의 인생에 방송사는 물론 독자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중고차 판매업을 하던 이 씨는 5년 전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거동이 불편할 때부터 손으로 카메라 만드는 것을 시작했다.
신문 보도 이후 수제 카메라를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의 연락도 잇따랐다. 그러나 이 씨는 "제가 만든 카메라는 좋은 것이 아니다."며 "쓰이지 않는 부품을 활용해 카메라를 만든 것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요즘도 직접 카메라를 만들고 있는 이 씨는 겨울 들어 태백산이나 지리산으로 사진 촬영을 가끔씩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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