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중국 갈래- 중국, 이것만은 알고 가자!/ 차한필 지음/ 청년정신 펴냄
'중국' '중국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도 넓은 땅,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 만리장성, 유교문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만만디(천천히), 관시(관계), 짝퉁천국, 지저분한 화장실, 그리고 세계의 공장, 경제대국, 기회의 땅…. 이 때문에 지금은 많은 한국인 사업가와 유학생들이 중국 땅을 밟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공자의 나라 중국에 예의가 없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중국인들에게서 양보나 배려를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배려나 예의는 고사하고 수치심조차 찾기 어려운 탓이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 대하다 보면 당황스런 상황을 맞기 십상이고 손해 보기 마련이다.
최근 황정일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공사가 음식을 먹다 복통을 일으켜 찾아간 병원에서 정맥주사를 잘못 놓는 바람에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사고 처리와 장례 과정에서 보여 준 중국 정부와 사고 병원의 비정하고 무책임한 태도다.
지난 2006년 4월에는 남편과 함께 중국 후난성의 한 관광지로 단체관광을 떠났던 50대 부인이 식당 화장실에서 실종, 다음날 살해된 주검으로 저수지에서 발견됐다. 여권과 현금 모두 강탈당한 뒤 살해됐고, 주검의 일부가 훼손되어 장기밀매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이 갔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택시 운전기사가 차가 고장났으니 잠시 내려서 밀어 달라고 해서 남편이 차를 미는 사이 운전기사는 부인만 싣고 달아나는 일도 있었다. 그 부인은 나중에 주검으로 발견됐고, 장기적출 흔적이 있었다.
저임금과 넓은 시장에 매혹돼 중국진출을 시도했다 피눈물을 흘린 사업가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현지인 이름으로 가게를 하는 것이 세금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했다가, 현지인이 자기 가게라고 우기는 바람에 눈뜨고 가게를 빼앗기고도 항변조차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중국은 법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한국동포가 합법적으로 자영업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상당한 규모의 기업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첨단기술로 잘나가던 한국기업이 '짝퉁' 등장으로 몰락하고, 대책 없는 막무가내 정부정책 변화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본 한국기업이 하나둘이 아니다.
자녀들의 중국 유학은 정말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중국은 서구 이상으로 성이 개방된 사회이다. 학생이라고 해서 금지하거나 보호하는 것이 전혀 없다. 부모들이 보내주는 적은 용돈도 중국에서는 큰 돈이다. 사춘기에 들어선 어린 학생들이 온갖 유혹에 그대로 방치된 곳이 중국이다.
또 하나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중국의 명문대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대만 기업에서조차 졸업장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직하면 되지 않느냐고? 취업에 성공해도 월급은 고작 50만 원 수준이다. 5년간의 중의대 유학을 마쳐도 한국에서는 한의원 개원은 고사하고, 한의사 시험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은 중국이나 중국인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편견 없이 화장 지운 맨얼굴의 중국 이야기를 담았다."면서 "당황스러운 일을 겪거나 손해 보지 않도록 미리 알고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중국 안내서"라고 말했다. 236쪽, 1만 2천 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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