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몰락/임마뉘엘 토드 지음/ 주경철 옮김/까치 펴냄
수십년전만 해도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달콤한 말로 전세계 사람들을 유혹했고, 실제로 그 꿈을 찾아서 미국으로 간 이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언제부터인가 미국은 전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수호자가 아닌 전쟁과 분쟁을 일으키는 존재가 돼버렸고,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뿜어내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국제기후협약에도 조인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원성을 사고 있다. 큰 나라라고 하기에는 어른스럽지 못하고, 조금은 '쪼잔'하고 소심하기까지 하며, 제 멋대로일 때도 많다. 초강대국 미국이 어쩌다 이렇게 돼버린 걸까?
흔히들 미국을 고대 로마 제국과 비교한다. 로마제국이 그랬듯이 미국은 강력한 군사력과 막강한 경제력으로 전세계를 호령한다.
토드 역시 이러한 일반적인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토드는 미국은 로마제국의 스케일에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하면서, 이상한 제국 미국의 몰락을 예견하고 있다. 이 책의 견해에 따르지만, 미국은 로마 제국과 닮은 구석이 있긴 하지만, 로마제국이 되기에는 '보편주의'가 부족하고, 군사적으로도 약할뿐만 아니라, 경제적 의존성이 너무 크다.
보편주의는 제국의 이념적 기초이다. 하지만 미국은 국내적으로 인종차별과 빈부격차이 일상화돼있고, 외적으로는 이스라엘에 대한 편애와 이슬람권에 대한 이유없는 거부감과 공포감이 지나치다.
또 미국은 대외무역의존도가 너무 커서, 외국과의 교역 없이는 하루도 살 수가 없다고 토드는 말한다. 하지만 군사력은 좀 다르지 않을까? 현재 미국만큼 강한 군사력을 갖춘 나라가 있느냐며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토드는 미국은 2차대전에서부터 지금까지 대외전쟁에서 한번도 완벽한 승리한 적 없다고 정리한다. 2차대전에서 육상적은 대부분 유럽군의 몫이었으며, 한국전쟁은 절반의 승리였고, 베트남전에서는 패배했다. 기껏 승리했다고 자부하는 이라크전이나 아프간전 역시 군사적으로 가난하기 짝이 없는 나라를 상대로한 일방적인 전쟁이었을 따름이다. 심지어 토드는 미국이 북한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 미국이 군사적으로 강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제국의 몰락'에서 말하는 미국의 현재와 미래가 100%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많은 부분에 공감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이 책이 절판이 돼서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 이 참에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 나들이도 괜찮지 않을까?
이진이(대구MBC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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