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들을 잘 모르지만 형 같고 아빠 같아서 좋아요."
파란색 점퍼를 입은 큰 몸집의 야구선수들은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았다. 후룸라이드를 탈 때도, 바이킹을 탈 때도, 범퍼카를 탈 때도 아이들은 야구선수들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21일 오후 대구 달서구 C&우방랜드 중앙광장. 해마다 연말이면 소외된 이웃들과 사랑나눔행사를 펼쳐온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60여 명과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봉사원 50여 명이 올해는 야외나들이가 쉽지 않았던 조손가구 손자녀와 외국인근로자 자녀 등 74명의 친구가 됐다.
어린 아이들은 선수들을 잘 알아보지 못했지만 마냥 좋았다. 아이들에게 이들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놀아주는 것이 좋았을 따름이다. 크게 춥지는 않았지만 쌀쌀한 날씨 탓에 두 손을 주머니에 꾹 쑤셔넣었던 아이들은 선수들과 조금씩 친해지면서 이날 선물받은 귀마개와 장갑이 아닌 선수들의 손을 덥석 잡았다.
국내 프로야구 역대 최고 유격수로 꼽히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류중일 코치의 손을 잡은 윤성민(7) 군은 그를 처음 본다고 했다. 투수 권오원 선수는 "아이들과 놀이기구를 타고 괴성을 지를 때가 '9회 말 투아웃' 상황보다 더 긴장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아이들과 선수들은 동지를 앞두고 팥죽을 쑤는 적십자 봉사원들을 도와 작지만 야구공을 닮은 새알심도 빚었다. 새알심을 만드는 아이들의 얼굴은 놀이기구를 타고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마냥 신난 표정이었다. 이날 놀이공원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또래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는 김현욱 코치는 "처음 봤을 때 기가 죽어 보이던 아이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뭘 해도 좋아하는 모습으로 변해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삼성라이온즈 선수단은 이날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특별회비를 전달하고, 프로야구 시즌 중에는 아이들을 초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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