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에서 아기가 태어났어요. 그러자 온 동네 노인들이 신기하다며 아기를 보러 몰려옵니다. 앞으로 30년만 지나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될 거예요."
인구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 김성수 저출산고령화대책팀장(47)은 "저출산과 고령화는 이제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의 문제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고 경고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우리나라 저출산현황'을 보면 세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가장 빨리 잦아들고 있는 대한민국의 우울한 미래상을 거듭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저출산율은 더욱 심각하다. 김 팀장은 "지난해 대구의 합계출산율은 1.0명으로 부산(0.91명)과 서울(0.97명)에 이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경북도 1.17명으로 전국 9개 광역도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나 지역의 저출산·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했다.
"여성 한 명이 가임기 기간(15~49세) 동안 낳는 평균 출생아 수를 가리키는 합계출산율의 추세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대구·경북지역은 조만간 '애 울음소리가 끊긴 도시'인 '블랙시티'(죽음의 도시)로 전락할 수 있어요. 결국 우리 후세들이 짊어질 노인부양 부담이 급증하게 되고, 이에 따른 저축 감소, 소비 위축과 세대 갈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때문에 김 팀장은 "지난 14일 경상북도와 경북지역 노동계, 학계, 의·약계, 종교계, 여성계, 사회복지계, 시민단체, 교육계, 경제계, 보육시설연합회 등 20여개 단체장으로 구성된 '경상북도 출산·양육 후원협의회'가 출범한 데 이어 21일에는 대구도 마찬가지로 지역 20개 단체가 연합한 '대구광역시 출산·양육 후원협의회'가 구성되는 등 각 사회부문들이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5∼2030년 장래 가구 추계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저출산과 고령화로 가족 분화가 계속돼 2030년에는 혼자 또는 둘이 사는 가구가 절반이 넘는 51.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어요. 더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출발하게 됐지요."
그는 "앞으로 대구와 경북의 출산·양육 후원협의회는 '돈'으로만 출산율을 높일 수 없다는 기조 아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원 확대, 자녀양육 가정의 경제적·사회적 부담 경감, 다양하고 질 높은 육아 인프라 구축 등 출산 장려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고 밝혔다.
"2010년까지 지역의 합계출산율을 OECD 국가 평균 수준인 1.6명으로 맞추기 위해 모든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지역민들은 '임신과 출산은 곧 애국이다.'라는 공감대 형성으로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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