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새마을운동 이제부터다

새마을운동은 정치운동이 아니라 '잘살기 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은 누가 시켜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운동'이다. 그리고 나만의 운동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의 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은 또 한 세대만의 운동이 아니라 '세대 간 대물림 운동'이며 '부자 (父子)간의 운동'이다. 이것은 시작한 지 37년이 되는 새마을운동의 그간의 공적이면서, 또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묻어있는 정의(定義)다.

과거 우리나라에 있었던 많은 종류의 국민운동, 즉 1960년대의 국가재건국민운동, 1980년대의 사회정화운동, 1990년대의 새질서 새생활운동 등을 돌이켜 볼 때, 이것이 마냥 희망만은 아니다. 유독 새마을운동만이 질긴 생명력을 갖고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구미시는 새마을운동을 주창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새마을운동 중흥지'이다. 행정 직제로 '새마을과' 명칭을 이제껏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자치단체이고, 새마을운동 중흥지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하기 위해 '새마을운동 국제화사업'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11월, 구미시에서는 '새마을 국제교육팀'을 구성하여 '신농촌 건설운동'이 한창 진행 중인 중국의 북경과 산서성을 방문해 그곳 관계공무원과 마을지도자 300여 명에게 37년간의 새마을운동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돌아왔다.

북경과 산서성에서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교육에서 필자는 '구미시의 새마을운동 사례'를 소개하였고, 강문규 전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대한 이해', 1세대 새마을지도자인 하사용 선생은 '성공사례'를 각각 발표하였다.

4시간 동안의 교육에 임하는 그들의 자세와 열기는 대단하였다. 한 사람도 자리를 뜨는 사람이 없었고, 북경 중앙 CCTV를 비롯한 현지 언론의 취재 열기 또한 뜨거웠다. 그들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에서 무언가를 배우려고 애쓰고 있었다. 현재 중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농촌건설운동의 성공모델로 새마을운동을 보는 것 같았다.

그간 구미시에서는 새마을회가 중심이 되어 베트남, 몽골, 동티모르 등 아시아 저개발국에 보건소 건립, 의약품 지원, 부녀아동센터 건립, 목욕탕 건립, 사막방지용 묘목 지원, 암소 지원, 우물 파주기, 도서·컴퓨터 및 생필품 지원 등 새마을 국제교류사업을 활발히 펼쳐 왔다. 외국에서는 우리의 새마을운동을 한국 경제발전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배우려 하고 있는 데 반해,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그 중요성이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필자는 구미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매월 1일을 '새마을 대청소일'로 정하고 오전 7시면 시민들과 함께 대청소를 하고 있다. 그 외 새마을 알뜰벼룩장터도 운영하고, 지역기업과 함께 훈훈한 정을 나누는 1만 포기 김장 담그기, 사랑의 연탄 나누기, 행복한 보금자리 만들기, 구미시 새마을회관 준공, 경상북도 새마을회관 건립 지원, 새마을 월드 테마파크 조성 등 새마을운동 중흥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구미의 열정적인 새마을지도자, 부녀회, 문고, 직공장, 새마을교통봉사대, 새마을여성합창단의 헌신, 봉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그냥 새마을이 좋아 신바람이 나서 더운 여름, 추운 겨울에도 열심히 뛰고 있다. 그들이 있는 한, 새마을운동은 영원할 것이다.

새마을운동, 이제 시작이다. 그것도 구미에서. 중국과의 새마을교육 교류는 내년도에 봇물을 이룰 것이다. 우리가 가진 경험을 그들과 공유할 것이다.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새마을이 뜨지 말라는 법도 없다. 또 다른 한류로 말이다. '근면, 자조, 협동'으로 대표되는 새마을운동이 선진국 진입을 앞둔 우리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국제적으로는 21세기 변혁을 꿈꾸는 저개발국가의 국민운동이 되어 지구촌 전체가 더불어 잘사는 사회로하스운동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남유진 구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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