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와 함께] 모래·쇳가루 섞인 수돗물 먹고 복통

상수도 공사 말썽 잇따라

"얼떨결에 마신 수돗물 때문에 종일 배가 아파 혼났습니다."

대구 서구 평리3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R씨(47)는 최근 수돗물 때문에 종일 배앓이를 해야 했다고 푸념했다. 양치를 하던 중 조금 들이킨 물이 종일 그를 괴롭힌 것. 그 물엔 모래와 쇳가루가 섞여 있었고 악취까지 진동했다는 것이다. 그는 "며칠째 녹물이 계속 나왔지만 이토록 심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이래서 누가 수돗물을 믿고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 서구 평리3동에서 진행 중인 상수도 공사가 말썽을 빚고 있다. 상수도 밸브인 '제수변' 교체 작업을 하면서 이 일대 수돗물에 이물질이 생겨 민원이 속출한 것. 이 같은 일은 공사 기간 이 일대에 공급된 수돗물 대부분에서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R씨는 "단수가 반복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짧은 시간 나오는 물마저 사용하지 못할 상태인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사를 하더라도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 서구상수도사업소는 20년 된 제수변을 교체하면서 밸브 개폐를 반복하다 보니 관 안에 괴어있던 수돗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사업소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될 경우 즉시 방문해 계량기를 열어 고인 물을 빼줬다."며 "하지만 그물망처럼 얽힌 노후한 배관의 밸브를 교체하는 작업이라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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