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젊은 여성들 '조기 폐경' 공포

무리한 다이어트 등 전국 20~30만명 환자

결혼 3년차인 김모(32·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씨는 최근 3개월째 생리가 없다. 그렇다고 임신을 한 것도 아닌데. 산부인과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조기 폐경'이란 진단을 받았다. 나이도 젊고, 아직 자녀도 없는 김 씨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30, 40대에 폐경이 되는 조기 폐경을 겪는 여성들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결혼과 임신 연령이 늦어진 여성 가운데 조기 폐경으로 인한 불임으로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의 정상적인 폐경은 50세 전후에 일어난다. 국내 조기 폐경 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최근까지 국내 여성 인구의 1% 정도인 20만~30만 명이 조기 폐경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의들은 환경변화와 면역체계 관련 질환의 증가, 20·30대 여성 암 환자의 증가 등 다양한 원인과 무리한 다이어트와 흡연 등으로 조기 폐경 환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조기폐경의 원인 가운데 밝혀진 것들은 ▷자가면역질환(여성의 항체가 자신의 난소를 공격하는 경우) ▷성염색체 이상 ▷유전적 요인 ▷고용량의 방사선 치료 및 항암치료 ▷수술, 결핵 등에 의한 난소 파괴 ▷지나친 다이어트 ▷흡연 ▷스트레스 등이다.

조기폐경은 정상적인 폐경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폐경이 되기 3, 4년 전부터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증상이 나타나는데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얼굴이 붉어지거나 불면증을 겪고,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게 된다.

여성은 폐경 이후 비뇨기생식의 위축과 피부노화가 진행되면서 골다공증과 동맥경화 등의 위험이 늘어나는데 조기 폐경의 경우 이를 앞당긴다는 것이다.

김태상 미래여성병원 원장은 "가족 중에 조기폐경이 있었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조기폐경 위험이 있는 여성들은 전조 증세가 나타나면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특히 자녀가 없다면 미리 난자를 냉동시켜 불임의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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