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입시] 고교생 겨울방학 보내기

'과유불급' 학습계획 실천할 수 있게 세워라

방학은 평소보다 여유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충할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런데 방학을 남보다 앞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자녀에게 평소보다 더 강행군을 시키는 가정이 많다. 특히 새로운 학년이나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과도한 선행학습을 강요하는 학부모도 적잖다. 하지만 아무리 욕심을 낸다고 해도 집중과 휴식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방학은 스트레스를 키우고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는 최악의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평소의 학습 습관과 태도, 생산성 등을 검토한 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 지켜야 할 원칙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라=자신의 취약 과목을 완전하게 보충하겠다는 지나친 욕심 때문에 조급해지기 쉽다. 방학은 지친 심신을 쉬게 하면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다소 여유 있게 보충할 수 있는 기간으로 생각해야 한다. 평소보다 잠도 더 자고 쉬는 시간도 더 많게 해야지 욕심 때문에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면 며칠 못 가서 포기하게 된다. 많은 학생들이 겨울 방학은 기회와 약진의 순간이라고 생각하지만 방학 기간에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생각은 무리이다. 실천 가능한 계획으로 알차게 시간 관리를 하는 학생만이 최후에 웃을 수 있다. 계획은 다소 여유 있게 세우고 실천은 제대로 하겠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과서를 정리하고 취약점을 보충하라=방학 동안 보충수업이나 학원 수업을 통해 실전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을 하는 학생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문제를 많이 풀어도 기본 개념이나 핵심 원리가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나중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방학 동안에 시험공부의 기본이 되는 교과서를 반드시 다시 정리해야 한다. 이 기간에 모든 과목을 다 정리하겠다는 욕심도 무리지만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을 한 곳만 정해놓고 특정 과목만 공부하여 미리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수·영은 기본적으로 꾸준하게 공부하면서 탐구 과목 중 취약한 한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절하게 운동하라=공부는 장거리 경주이므로 마지막 순간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성패의 관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방학동안 적절한 운동을 통해 기초 체력을 길러두는 것이 좋다. 평소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은 이번 방학을 계기로 꼭 아침 식사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오전에는 허기로 집중하기가 어렵고, 점심을 먹고 난 오후에는 졸음을 견디기가 어렵다. 축농증과 같이 학습 장애 요인이 되는 질병은 방학 기간 동안에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험을 쌓아라=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 등을 찾아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접해보거나 답사, 체험학습 등을 통해 평소 관심 있는 것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 등을 찾아 관심사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며 교양을 쌓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원 수강과 과외는 신중하라=많은 학생들이 취약한 과목을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학원 수업과 과외를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몸만 바쁘고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 해마다 방학이면 학원에서 거의 모든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듣는 수업에 몰두하다 보면 수박 겉핥기가 되기 쉽고 스스로 다질 시간이 없어 아는 것 같지만 막상 문제를 대하면 풀 수가 없다. 방학 기간에는 과목별로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영역별 대비책

▶ 수학

모든 교과가 다 그렇지만 특히 수학은 한 단원의 기본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고 나서 응용 문제로 그 내용을 깊이 있게 다지고 난 후 다음 단계로 넘어 가야 한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만 소홀히 해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 많은 학생들이 현재 배우고 있는 과정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충분한 연습 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은 학습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수학에 흥미를 잃게 된다. 대부분의 수학 교사들은 초교 고학년 때 중학교 과정, 중학생 때 고교 10-가, 나를 배운다고 해서 나중에 수학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초·중학교 단계의 기초 과정을 충실하게 다져놓지 않으면 그 다음에 무엇을 배우든 그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 영어

영어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뿐만 아니라 그 글을 이해할 수 있는 교양과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해석은 하는데 함축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수능 영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영어 실력뿐만 아니라 언어영역에 적용되는 풀이 방법을 알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말 어휘 실력과 독해 능력이 없으면 고급 영문의 해석과 이해 역시 어렵다. 방학 동안 문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듣기가 약한 학생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집중적으로 꾸준히 공부를 해야 한다.

▶ 언어·논술

방학 기간에 소수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논술, 철학, 독서지도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일부 학원에서 고액의 수강료를 받고 논술과 심층면접 등의 강의를 하고 있다. 학생들을 상대로 철학 강의와 독서 지도를 하면서 나이와 지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어려운 내용과 딱딱한 논리를 다루는 곳도 있는데 정도가 지나치면 독서가 주는 재미를 잃기가 쉽다. 논리보다는 작품을 통한 감수성과 직관력, 상상력의 배양에 힘쓰는 것이 나중을 위해 훨씬 도움이 된다. 많은 작품을 읽고 바탕 지식을 쌓은 다음 논리적 훈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글 쓰는 요령에 앞서 많이 읽어야 한다. 다양한 독서를 통해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쌓게 되면 글쓰기 요령은 쉽게 배울 수 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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