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년간 한방의 이해를 목적으로 시작한 한방의 창에 기고한 내용을 돌이켜 보면 주로 병에 미리 겁 먹을게 아니라 그 원인을 잘 알아서 주의사항을 지키고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도록 권한 게 많았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칠정(七情), 소위 마음의 안정과 여유, 질병예방, 건강증진에 대한 내용을 자주 언급하게 되었다. 이런 글이 인상적이었다는 독자들도 있었으나 어떤 분들은 병을 보는 관점이 너무 거기에 치우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하였다. 감사히 받아들인다. 아마 그러한 내용은 한의사로서 한의학적 건강관, 질병관을 바탕으로 마음에 담고있는 느낌을 글로 쓰다보니 자연히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춥고 배고픈 시절은 이미 지났으니 소모성질환이나 후진국형 물질적 궁핍 병은 많이 드물어졌으나 반면에 갈수록 사회는 복잡다단해져서 바쁘게 내쫓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고 이렇게 정신적으로 시달리다 보니 각종 병이 생겨나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심증을 떨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대화에 할애한다. 그분의 성장환경과 현재 여건, 기질과 성격, 생활양식 등을 가지고 지금 아픈 것과 관계 지워 보면 원인과 결과가 하나로 일치한다. 그 과정을 병리적으로 설명해 주는 게 우리 역할이다. 그리고 나서 흔히 환자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드린다.
"이 병은 아시다시피 마음이 상해서 온 것이니 그것만 풀면 되겠는데 약만 가지고 고쳐 내라 하면 우리가 장담할 수가 없다." 의사는 갈증을 느끼는 사람에게 냇가로 인도할 수는 있으나 정작 물을 떠서 먹여주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원인들도 많이 있다. 과음이나 육체 과로, 식사 불규칙 등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들도 결국은 불만과 초조가 원인이 되더라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느긋하고 차분한 마음, 만족하고 겸허한 마음, 용서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건강을 유지하는 기본이요 건강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말이 수긍이 갈 것이다.
새해에는 모두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함이 넘쳐나길 기원해 본다.
이 정 호(테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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