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호승 시인, 동화집 '비목어' 펴내

'우선 상대방의 눈동자를 잘 살펴봐. 상대방의 눈동자에 네 모습이 아주 맑게 비치면, 그건 상대방이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야.'('비목어' 중에서)

향토 출신의 정호승 시인이 동화집 '비목어'(예담 펴냄)를 냈다. 지난 2004년 동명의 동화집에 신작 몇 편을 추가했다. '비목어'(比目魚)는 가자미나 광어처럼 외눈박이 물고기다. 어느 시인은 심해 수압을 견디며 모질게 살아가는 물고기로 그리기도 했지만, 사랑의 시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정 시인은 자신의 반쪽을 찾아야만 온전히 헤엄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의 비유로 비목어를 그려내고 있다.

이외에 하나의 몸에 머리가 둘 달린 '기파조'나 실과 옥구슬의 관계를 말해주는 '슬픈 목걸이', 바람이 없으면 울리지 못하는 '풍경소리' 등 네가 있음에 사랑이 완성되는 사랑의 동화 27편이 실려 있다.

또 사람들의 거짓된 사랑의 속삭임에 꽃잎을 떨어뜨리는 '해어화', 제비들의 지순한 사랑을 담은 '제비와 제비꽃',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주게 되는 상처를 빗대어 그린 '못자국' 등 사랑의 믿음과 용기, 그리고 인내를 은유한 동화로 사랑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시인은 "우리는 모두 봄볕처럼 따스한 사랑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랑에도 공부가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랑은 사랑 이외에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을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랑뿐입니다."라고 적고 있다. 동화의 형식을 빌렸지만 한 편의 잠언집이고, 또 한 편의 사랑의 시집과도 같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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