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사랑] 되돌아 본 2007년

51명 이웃에 5억3,863만원 전달…내년에도 변함없는 성원을

이웃사랑 '제작팀'은 지난 1년 동안 '이웃사랑'에 소개된 51명의 이웃을 다시 만났습니다. 꺼져가던 생명의 불씨를 되살려 새 삶을 살고 있는 이, 아이의 밝은 웃음을 되찾은 부모, 기회의 땅 한국에서 두 번째 삶을 맞이한 외국인 등.

'이웃사랑'을 거쳐간 이들의 삶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섰던 51명의 '이웃'. 그들이 말하는 희망을 들어봤습니다. 이들은 절박했던 삶에 희망과 용기를 준 독자분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표현해왔습니다. "이웃사랑에 깊은 관심과 정성을 모아주신 모든 독자분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웃음을 되찾은 가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김향제(43·여·4월 25일) 씨는 결혼 23주년 기념일을 평생 잊을 수 없게 됐다. 지난 7월 6일 제대한 아들 재원(22) 씨가 한국 델파이에 다니며 조금씩 모은 돈으로 김 씨 부부에게 제주도 여행권을 선물한 것. 이에 김 씨는 6시간마다 투석을 해야 했지만 난생 처음 제주도 여행을 즐겼다. "군대에서도 부모 걱정을 끔찍이 했던 아들이 제대 후에도 큰 효도를 한다."며 연방 싱글벙글했다. 사실 김 씨는 아들의 중대장(25)이 약속한 신장 이식 수술을 받지 못했다. 중대장 부모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수술을 하지 못한 것. 하지만 김 씨는 "중대장의 마음만이라도 너무나 고마웠고 기사가 나간 뒤 고려대학병원에서 무료 신장 수술을 약속했다."며 근황을 설명했다. 비록 신장 이식 수술은 받지 못했지만 김 씨는 "이웃사랑 기사와 성금 덕택에 수술비 걱정 없이 많은 지원을 받게 됐다."며 성금을 건네 주신 분들에게 수차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씨의 남편 최정호(48) 씨 역시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고 가족에게 사랑의 힘을 불어 넣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좁은 병실 한 칸을 나눠 쓰면 사랑을 키워갔던 윤광현(49·3월 21일) 씨 부부에게도 최근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윤 씨가 '제2회 대구시 장애인 정보활용대회'에서 금상을 거머쥔 것. 윤 씨는 "이웃사랑 성금 덕택에 병원비와 생활비 걱정 없이 맘껏 공부할 수 있어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 윤 씨의 부인인 손형심(41) 씨도 "남편이 웃는 날이 늘었다."며 건강과 삶의 희망을 되찾게 도와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국적을 넘나든 사랑으로 희망을 되찾은 외국인 노동자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왕사안 넬란띠(30·7월 4일) 씨에겐 기적이 일어났다. 기사가 나간 뒤 보험회사의 교통사고 원인 조사가 다시 진행됐고 결국 트럭 기사의 과실이 입증된 것. 이에 넬란띠 씨는 교통사고 입원비를 보험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넬란띠 씨를 간호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아내 제니퍼(29) 씨도 출입국관리소로부터 입국 비자 1년 연장이란 선물을 받았다. 현재 제니퍼 씨는 남편을 필리핀에서 치료할 것을 희망해 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폭발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장정파(31·11월 21일) 씨 역시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기사가 나간 뒤 병원에서 그의 상황을 고려, 입원비를 대폭 삭감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 송정정(30) 씨는 "기회의 땅 한국에서 은혜만 입게 됐다."며 "고맙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했다. 장 씨는 2주 뒤 퇴원할 예정이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찾은 한국에서 새 생명을 얻게 된 이들의 얼굴에선 세상 누구보다 밝은 미소가 번졌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1년 동안 '이웃사랑'을 통해 받은 희망을 끝내 펼치지 못하고 안타깝게 숨을 거두신 분은 7명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진홍(51·1월 3일), 김영민(16·1월 24일), 나숙희 씨의 남편(60·2월 21일), 윤정인 씨의 아버지(50·4월 18일), 윤호수(46·5월 16일), 허성진(6개월·9월 19일), 서명진(57·10월 17일)

지난 1년 동안 저희 '이웃사랑' 제작팀에 많은 관심과 정성을 보내주신 모든 독자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이웃사랑 제작팀은 2007년 한 해 동안 51명의 이웃들에게 5억 3천863만 10원의 성금을 전달했습니다. 2008년에도 '이웃사랑'은 독자분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꺼져가는 생명을 지킬 것을 약속드립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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