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개월 만에 만났지만, 2008년 총선 공천시기 등을 놓고 또다시 이견을 보였다. 두 사람은 지난 12월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자 집무실에서 만나 40여 분간 공식회동을 가지고 2008년 총선 공천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눴으나 회동 후 비공개 내용이 흘러나오면서 총선 시기를 놓고 다시 한 번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회동 후 이규택 의원 주재로 측근 의원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공천시기와 관련, "이 당선자가 늦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당선자는 비공개 내용이 알려진 것에 대해 섭섭함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 측은 "구체적인 일정은 정하지 않았지만 공천발표 시기를 늦추지 않기로 양쪽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봤다."고 주장한 반면 이 당선자 측 주호영 대변인은 "구체적 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다만 당선자가 '인수위가 순조롭게 출발토록 자리를 잡은 뒤 당이 절차에 따라 하는 게 내 바람'이라고만 말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박 전 대표 측근 의원들은 "이 당선자 측이 말을 바꾸고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숨기지 않았으며 이 당선자 측근들은 "정권인수위원회가 제자리를 잡고 난 뒤에 당이 권한을 갖고 할 일"이라고 공천시기를 늦추는데 양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이 당선자 측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 등도 정권인수 작업과 2월 임시국회 일정을 고려해 취임 이후 공천하자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지난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면서 "공천연기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양측이 공천시기를 두고 민감한 것은 이 당선자 측의 향후 당내 장악력과도 맞물려 있다.
이 당선자 측의 주장대로 2008년 2월 말에 공천이 이뤄지면 공천권 행사가 훨씬 쉬워질 것이고 친박(親朴·친 박근혜) 의원들의 대거 공천탈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박 전 대표 측 우려다. 또한 공천이 늦어지면 탈락자들은 집단반발이나 탈당 등을 통한 총선 준비시간도 물리적으로 부족하게 된다는 것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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