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안반도 자원봉사 현장 알고 출발하세요

썰물시간 맞춰야 바로 작업

"꼭 챙겨야할 것은 돕고 싶다는 마음뿐이 아니랍니다."

12월 22일 '놀토'를 이용, 오전 5시 대구를 출발, 충남 태안 학암포 해수욕장에서 밀물이 든 오후 1시까지 기름 낀 돌을 닦았다는 이지민(17·달서구 도원동) 양은 "무턱대고 찾아가는 것보다 관련 정보를 미리 챙겨 가는 게 더 잘 도울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 양은 "자원봉사 체계가 의외로 엉성해 온라인 카페의 회원들과 뜻을 모아 전세버스 1대를 빌려 타고 다녀왔다."며 "준비물 등 미리 관련 정보를 알아낸 카페 회원들과 정보 공유가 없었더라면 현장에서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에 많게는 5만 5천여 명, 적게는 3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기름제거 작업에 참여할 정도로 서해안으로 향하는 자원봉사 행렬이 꼬리를 잇고 있지만 몰려드는 자원봉사자 수만큼 봉사활동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조직화된 자원봉사 형태가 아니라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나서는 경우가 더 많아 자원봉사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현장 자원봉사시 필요한 준비물 등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적잖은 실정. 심지어 태안군청 홈페이지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적정인원이 초과한 상태'라며 '작업의 능률을 위해 작업시기 조절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는 팝업창이 떠 있을 정도다.

12월 15일 충남 태안으로 자원봉사를 다녀온 장건기 달서구청 봉사단 회장도 "썰물 때만 기름제거 작업을 할 수 있어 시간을 맞춰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턱대고 갔다간 헛걸음만 할 수 있다는 것.

태안군청도 "30일 내린 폭설로 당분간은 기름제거작업이 올 스톱 상태"라며 바닷가 돌에 묻은 반고체상태 기름덩이 제거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방제복, 고무장갑, 마스크 등은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개인 특성에 따라 방진마스크나 고글 등을 개별적으로 챙겨오면 봉사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서해안으로 자원봉사를 떠날 때 받을 수 있는 고속국도 통행료 면제, 열차 요금 할인 등 혜택도 적잖지만 이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2007년 재해구호사업지침'에 따르면 본부가 통보한 구호활동기간 동안 구호물품, 응급복구장비, 인력, 물자운송 차량에 대해서는 고속국도와 같은 유료도로의 통행료가 면제된다. 코레일도 12월 18일 피해지역 봉사활동을 위해 충남 태안과 서산을 찾는 승객에게 연말까지 새마을호 이하 열차는 무임, KTX는 50% 요금을 할인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지사에 통행료 면제 신청을 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자원봉사자들의 이용률은 극히 저조하다.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서해안 기름유출 사태 피해복구를 위해 충남 태안군 일대를 다녀온 시민은 12월 29일 현재 대구시 공무원 781명을 포함, 3천558명으로 개별적으로 참여한 시민까지 합하면 6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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