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선 대폭 물갈이 여론…지역 의원들 속내는?

"원론적 공감…탈락 우려 긴장"

4월 총선에서 대폭적인 물갈이를 바라는 지역여론(본지 1일자 보도)이 높은 것과 관련, 한나라당 지역출신 친이(親李·친 이명박 당선인)·친박(親朴·친 박근혜 전 대표) 의원들은 원론적으로는 공감하지만 긴장감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친박 의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공천탈락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본사 취재결과 파악되고 있다.

◆친이 의원들=긴장감이 표출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여론조사를 공천 물갈이의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또한 이들은 통상적으로 후보공천에서 30~40%의 교체율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에서도 최소한 이 정도의 교체율은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 하지만 후보경선 때부터 이 당선인을 변함없이 지지해 왔다는 점에서 공천에서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김석준(대구) 의원은"개별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모를 수도 있는 시민들을 상대한 여론조사를 통해 물갈이 기준을 정해서는 안 된다."며"자질, 능력, 도덕성, 입법 및 의정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지난 총선에서도 절반 이상이 교체됐어 이번에도 상당 수준의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규(대구) 의원은"국회의원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높은 것은 이번 국회서 여당이 정치적으로 실망감을 많이 안겨준 때문으로 보인다."며"지역내 한나라당 공천에서 물갈이는 언제나 있어왔다."고 말했다.

김광원 경북도당 위원장은"물갈이는 언제나 있어왔다."면서도"이번 총선의 공천기준은 당선인의 실용주의 사고에 맞춰 당 개혁과 안정적인 의석 확보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국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적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이면서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진 정종복(경북) 의원은"여론조사 등을 살펴보면 물갈이에 대한 찬성 여론은 분명히 있다."며"당선가능성과 참신성,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친이-친박에 따라 물갈이 여부가 정해지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친박 의원들=이들은 물갈이 과정에서 당 공천심사위의 원칙과 절차에 따른 공천을 바라고 있지만 부당한 기준이나 잣대를 들고 나올 때 강하게 반발한 태세였다.

경선 당시 박 캠프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해봉 의원은 "'대구지역 3선 의원(박종근·이해봉·안택수) 가운데 2명은 갈아야 한다.'는 얘기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이곳 저곳에서 흘러나오는 걸 들었다. 이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하는 소리"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또 이명박 당선인의 말은 믿을 수 있지만 권력의 속성상 측근들이 '물갈이' 여론을 앞세워, 친박 의원들을 견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큰 공을 세웠던 이들이 총선에서 자리를 차지하려면 친박 쪽을 내치려 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박 전 대표의 경선캠프 대변인이었던 김재원(경북) 의원은 대폭적인 인물교체 분위기나 여론을 앞세우는 것보다 투명한 절차에 따른 공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올해는 대선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총선 공천이 늦어질 순 있지만 밀실공천은 용납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당선인 측이 정략적 의도를 보인다면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김태환(경북) 의원은 "왜 무조건 바꾸자는 얘기만 하느냐."며 불만을 표출한 뒤 "어떤 인물을 내세울지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다. 공천에는 일정한 심사기준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이상한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면서 공천을 감행하면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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