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원의 '질주본능' 스키 사고 막으려면…

서툰 솜씨 뽐내지마, 한순간에 골병 들어!

질주의 짜릿한 쾌감을 즐길 수 있는 스키. 스피드의 즐거움 뒤에는 사고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준비운동을 하고 안전요령을 잘 따라야 한다.
질주의 짜릿한 쾌감을 즐길 수 있는 스키. 스피드의 즐거움 뒤에는 사고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준비운동을 하고 안전요령을 잘 따라야 한다.

이모(35·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씨는 지난주 직장 동료와 함께 스키를 타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을 다쳐 정형외과를 찾았다. 진단 결과, 무릎에 있는 인대와 연골판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스키장이 질주의 쾌감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부상을 당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부상의 대부분 원인은 서투른 솜씨를 뽐내기 위해 무리한 동작을 하거나 준비운동이나 안전요령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스키 및 스노보드 손상 왜 생기나

스키 손상은 주로 비틀림으로 인해 발생한다. 손상이 자주 생기는 부위는 다리. 특히 무릎 주위의 안쪽 인대, 전방십자인대 등 인대가 다치거나 무릎 연골판 손상, 골절 등이 생길 수 있다. 스키부츠와 바인딩이 좋아지면서 과거에 많았던 발목 관절 손상이나 정강이뼈의 골절은 줄었다. 하지만 장비가 개선됐다는 이유만으로 전방십자인대의 손상을 줄이기는 힘들다. 초보자들은 무릎의 안쪽 인대를 잘 다친다. 이는 주로 다리를 넓게 벌린 가운데 엉거주춤한 상태로 서 있을 때나 스키가 꼬였을 때 생긴다. 중급자 이상의 경우 전방십자인대나 골절 등의 심한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손상들은 스키 사이로 뒤로 넘어져 미끄러질 때 아래쪽 스키의 안쪽 가장자리가 걸려서 다리가 안으로 비틀리며 발생한다.

스노보드 손상은 스키와 달리 주로 낙상 등에 의한 직접적인 충격으로 인해 생긴다. 다리 쪽보다는 대부분 팔과 손을 다친다. 다리 쪽에 있어서도 스키에 비해 발목 관절에 손상이 잘 생긴다. 스노보드 손상은 초보자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노보드를 처음 타는 날 초보자의 20%가 사고를 겪는다. 스노보드는 앞으로 넘어지거나 점프 때뿐만 아니라 리프트를 기다리는 행렬에서, 타고 내릴 때에 보드에 고정된 쪽 다리에 힘이 집중돼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다치지 않으려면

스키장에선 스키 타는 기술만 필요한 게 아니다.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의식과 준비운동, 그리고 근력강화 운동이 중요하다. 피곤할 때나 슬로프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스키를 타지 말아야 한다. 스키를 탈 때 무릎 인대 손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첫째, 무릎을 굽힌 상태를 유지하고, 넘어질 때 무릎을 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넘어졌을 때는 넘어진 채로 있고, 미끄러질 때는 일어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앞으로 넘어져야 하고, 넘어질 때는 팔을 뒤로 짚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넷째, 착지할 곳과 방법을 알지 못하면 점프하지 말아야 하며, 착지할 때는 무릎을 굽힌 상태로 양쪽 스키를 모두 이용해야 한다.

스노보드는 스키보다 회전이 크고 속도가 빠르다. 또 한쪽 방향으로 몸을 틀고 활주해야 하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 충돌의 위험이 많다. 손과 팔이 주로 다치기 때문에 손목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스노보드를 신발에서 이탈시킬 수 있는 바인딩을 쓰면 발목 부위의 부상을 줄일 수 있다. 또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선 헬멧을 반드시 써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최창혁 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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