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 호세 리마, 성공할까?

KIA 타이거즈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날렸던 투수 호세 리마(36)를 영입키로 한 가운데 리마의 성공 여부와 함께 그동안 국내 무대에서 뛴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의 성적도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무대를 밟았던 외국인 선수 중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는 적지 않다. 하지만 메이저리거였다고 당당히 밝힐 만한 성적을 거두고 한국에 왔던 이는 삼성에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 카를로스 바에르가, 트로이 오리어리와 롯데에서 활약한 펠릭스 호세, LG의 알 마틴 등 몇 명 되지 않는다.

그 중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는 올스타 출신 프랑코(49)와 호세(42).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실제 나이는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인 프랑코는 2000년 삼성에 입단해 타율 0.327, 22홈런, 110타점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검은 갈매기'라 불리며 롯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호세도 거포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바에르가와 오리어리, 마틴은 한국에서 체면을 구겼다. 올스타 출신 바에르가는 2001년 중반 삼성에 입단했지만 타율 0.275, 4홈런, 17타점에 그쳤고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뛴 거포 오리어리는 2004년 삼성으로 온 뒤 타율 0.265, 10홈런, 28타점으로 부진해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마틴도 2004년 9홈런에 머물러 한방을 기대했던 LG를 실망시켰다.

지난 시즌 KIA가 영입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불펜 투수 출신의 펠릭스 로드리게스도 거물이었지만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불펜으로 뛰며 31과 2/3이닝을 던져 그가 남긴 성적은 승리 없이 1패10홀드, 평균자책점 3.13. 특급 불펜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성적이었다.

이는 메이저리그와 국내 무대의 야구 수준이 차이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메이저리그 출신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야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이하게 다른 환경,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먼저인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리어리는 혼자 대문 밖을 나서지 못할 정도로 적응에 애를 먹었다는 것이 삼성 관계자의 말.

이름값으로만 따지면 리마는 1998년 외국인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한 이후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고의 거물급. 1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89승102패,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했다. 1999년에는 21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여태까지 국내에서 뛴 외국인 투수 중 올스타 출신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역대 사례를 참고할 때 리마의 영입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적응 문제가 있는 데다 1999년 전성기를 구가했지만 이듬해부터 2007년까지 43승을 올리는 데 그치는 등 하향세에 있다는 점이 걸린다. 더구나 다혈질인 성격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KIA의 선택이 제대로 적중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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