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류머티스 관절염

과잉 면역반응 '호전·악화' 되풀이

◆증상=온 몸이 피로하거나 쑤시고 저리며 뻣뻣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관절이 아프고 후끈거리며 부어오르게 된다. 이런 관절 증상은 특히 아침에 일어난 후 관절의 뻣뻣함을 경험하게 되는데 심하면 1시간 이상 증상이 계속되기도 한다.

주로 손가락, 손목, 팔꿈치, 발가락 같은 작은 관절에서 잘 생기며 손가락 중간마디나 손목의 통증과 부종은 일반적인 관절염과 차이가 있어 류머티스 관절염을 진단하는 특징적인 증상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연골이나 뼈의 변형이 오지 않지만 그냥 두면 수개월 동안 반복되는 염증에 의해 서서히 관절 주위 뼈의 칼슘이 빠져 나가면서 연골과 뼈가 녹아 관절 모양이 비틀어지거나 관절 부위가 붙어 변형이 생기기 시작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이 심해지면 관절 뿐 아니라 폐, 신장, 혈관, 신경계와 같은 신체 내부 장기에도 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원인=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원인은 자가 면역기능의 과잉반응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신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의 이물질에 대한 방어과정에서만 염증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외부 이물질 없이도 신체가 자기 몸을 스스로 공격함으로써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태를 자가면역이라 부르며 이 현상이 관절에 나타나면 관절염의 증상이 드러나게 된다.

인체 면역기능에 이상이 오는 원인이 아직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인 원인이 크다. 그 실마리가 될 만한 이유로는 환자의 약 25%가 HLA-DR4라는 조직 적합성 항원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점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근본 원인인 것은 아니지만 HLA-DR4가 없는 사람보다 있는 사람이 류머티스 관절염에 더 잘 걸리며 병의 경과도 더 심해진다. 바로 이 때문에 류머티스 관절염은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고 알려진 것이다.

이외에도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환경적인 원인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으며 외부 이물질에 대한 신체의 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류머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치료=류머티스 관절염의 예방법이나 질환이 나타났을 때 근절시키는 획기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대신 통증이나 고통을 완화하고 관절의 변형을 막는 등 효과적으로 질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있다.

관절의 통증을 줄이는 약제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스테로이드제가 있다. 소염진통제는 사람에 따라 위장 장애, 부종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스테로이드제는 보름달 같은 얼굴, 체중 증가, 골다공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나 활동성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한 최소한의 용량으로 염증을 억제, 관절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환의 근본적인 진행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항류머티스제제로는 항 말라리아 제제, 설파살라진, 면역 억제제, 페니실라민 등이 사용되는데 치료 후 수주에서 수개월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며 여러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어 처방에 의한 정확한 복용과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류머티스 관절염이 일어나는 매카니즘에 입각해 개발된 생물학적 치료제인 항사이토카인제제는 종양괴사인자-a라는 염증을 유도하는 물질을 억제하는 약물로 고가인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근 그 사용이 점차 늘고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과 임신=환자가 아기를 원할 때는 그때까지 쓰던 약물 중 태아에 영향을 주는 약제는 최고 3개월간 끊고 기다려 약효가 체내에서 어느 정도 없어진 후에 임신을 해야 한다.

다만 경우에 따라 복용하는 약을 끊음으로써 관절염의 악화나 통증, 부종이 심하면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한 약제로 조금씩 복용할 수 있으며 출산 후 다시 약물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애석하게도 류머티스 관절염은 근본치료가 되지 않지만 꾸준한 투약으로 염증을 억제하면 관절변형이나 기능의 소실을 막을 수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의료원 류머티스내과 도주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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