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 취업, 크기에 현혹되지 말고 '알짜' 찾아라

▲ 올해 채용시장도 큰 호전이 없을 것으로 보이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 올해 채용시장도 큰 호전이 없을 것으로 보이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무자년(戊子年), 젊은이들의 소망은 뭐니 뭐니 해도 취업이 1순위다.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채용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정권 교체로 인해 전반적인 기대감은 크지만 채용시장에 영향을 미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취업 전문가들은 무작정 '대기업'이란 파랑새를 바라보기보다는 알짜 중견·중소기업들을 잘 골라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올해 채용시장도 '찬바람'

올해 채용시장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최근 468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08년 4년제 대졸 정규직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개사 중 8개사(80.1%)에서 총 4만 116명을 뽑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채용을 확정한 401개사 3만 9천998명에 비해 0.3% 증가하는 데 그친 것.

조사대상 468개사 중 375개사(80.1%)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26개사(5.6%)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하는 등 85.7%(401개사)의 기업이 채용계획을 확정한 상태였고, 67개사(14.3%)는 아직까지 채용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는 어떨까. 인크루트가 매년 조사한 상장사의 정규직 채용규모를 분석해 '연간 일자리 증감추이'를 살펴본 결과, 2004년 17.9%의 높은 증가율을 보인 이래 2005년 10.5%로 증가폭이 다소 낮아진 후, 2006년 2.2% 증가, 2007년 1.5% 감소, 2008년에는 0.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장사에서 창출되는 정규직 일자리를 조사한 것인 만큼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의 밀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괜찮은 일자리의 신규 창출도 3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채용시장도 별 반 다르지 않다. 대구경북취업포털 갬콤(www.gemcom.co.kr)이 대구·경북지역 소재 기업 125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2008 대구·경북지역 채용동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기업의 26.4%인 33개사가 상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했고 '채용계획 미정'이라고 밝힌 업체는 50.4%인 63개사였으며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23.2%인 29개사로 나타나 올해도 일자리 구하기가 만만찮음을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정권교체로 인한 기대감은 높지만 시장에 미치는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은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채용은 예년과 같이 경력직 위주의 수시채용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섬유 또한 신규 인력 채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계나 전기·전자,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중국,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생산직 및 연구개발직 쪽으로 인력 채용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전략 필요한가

▷중견·중소기업 노려라

취업 전문가들은 올해도 채용 시장이 크게 호전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인 목표를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조건적인 '대기업 선호'보다는 알짜배기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목표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윤영탁 대구지방노동청 취업지원팀 팀장은 "올해 대기업에선 5만 명 정도를 채용하는데 전국적으로 70만~80만 명의 졸업생이 쏟아진다."며 "스펙이나 실력 등을 통해 자신을 냉철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에도 좋은 기업이 얼마든지 많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것. 권오관 갬콤 대외사업팀 본부장도 "보통 구직에 1, 2년 실패한 뒤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미리 대한상공회의소 홈페이지나 대구·경북 일자리 정보망 등을 통해 알짜 기업들 정보를 확인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무형 인간이 되라

아직 많은 지역 학생들이 스펙 강화에 너무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채용 흐름은 스펙보다는 대외 능력이나 경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대부분의 업체들이 구직자들의 경력 유무를 많이 따지기 때문에 학창 시절 미리 취업 분야와 관련된 연수나 인턴, 사회 활동 등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본부장은 "봉사 활동의 경우도 단순한 점수 따기가 아닌 체험 위주의 꾸준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윤 팀장은 "남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한편 원만한 인간 관계를 보기 위해서 기업들마다 실무 프레젠테이션 기법이나 대면 면접이 강화되는 추세"라며 "이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 내 학생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나 노동청 면접 프로그램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진로 선택은 늦어도 2학년 때 하라

갈수록 기업들은 전문성과 함께 멀티플레이어적 성향을 요구하고 있다. 그 만큼 구직자 입장에선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취업 전문가들은 늦어도 2학년 때까지는 자신의 희망 직종을 대충이라도 선택해 놓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직종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회사를 선택한 후 차근차근 준비해가는 '맞춤식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권 본부장은 "타깃을 빨리 선택해야 거기에 맞춰 인성 강화나 경력 등 전략을 세우고 쌓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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