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단장 자격으로 이달 중순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은 5일 "지난번(12월 29일) 회동 때 이 당선인이 박 전 대표에게 중국 특사단장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 측 유정복 비서실장도 "이 당선인 측으로부터 지난 2일쯤 공식 연락을 받았다."며 "두 분 회동 때 관련 제의가 있었고, 이미 그때 긍정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특사를 수용했다."고 확인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는 14일을 전후해 중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 측과 박 전 대표 측이 4월 총선 공천시기 문제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중국특사단장 수락이 갈등 해결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공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지만 외교는 다른 차원의 국정과제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가 협력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이정현 대변인도 "박 전 대표는 당내 민주화 차원에서 공천시기 등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 당선인과 함께 정권을 교체한 주역이라는 측면에서 외교 문제는 국익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라고 특사단장 수락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대표의 중국 특사단장 결정과 함께 미국 특사단장에는 정몽준 의원, 일본 특사단장은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러시아 특사단장은 이재오 의원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4일 "8, 9일쯤 특사단을 각각 구성한 뒤 상대국과 협의절차를 거쳐 방문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라며 "시기는 이 당선인의 취임 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북 특사 파견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의 모리 요시로 전 총리와 중국의 왕이 외교부 부부장은 다음주 당선 축하 특사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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