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목욕탕 등장에 동네목욕탕이 사라진다

국민임대주택단지 부근 복지관 목욕탕들이 적자를 이유로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다. 특히 대형 목욕탕의 등장은 복지관 목욕탕은 물론, 일반 목욕탕의 폐쇄도 가속시키고 있다.

대구시내 종합사회복지관 중 목욕탕을 했거나 운영 중인 곳은 10곳.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는 남구종합사회복지관을 제외한 나머지 9곳은 값이 싸고, 입지도 좋아 인근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 남아있는 곳은 고작 4곳뿐이다. 달서구 본동종합사회복지관 목욕탕은 운영난을 이유로 개장 13년 만인 지난해 초 문을 닫았다. 복지관은 이곳을 올해부터 치매노인주간보호센터로 바꿀 계획이다.

동구 안심제1종합사회복지관의 경우 1994년부터 303㎡ 규모로 목욕탕을 운영하다 2001년 운영난으로 문을 닫고 다른 시설로 바꿨고, 같은 해 문을 연 안심종합사회복지관도 2004년 330㎡ 규모의 목욕탕을 접고 작은 도서관과 새로운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으로 바꿨다. 연간 2천여만 원의 적자에 허덕인데다 공간 이용의 효율성마저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북구 산격종합사회복지관과 수성구 황금종합사회복지관 목욕탕도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다 낡은 건물의 누수 문제까지 겹쳐 목욕탕 운영을 접었다.

그나마 하루 평균 200여 명의 이용객들이 찾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수성구 지산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소폭 적자를 보고 있지만 주민복지를 저버리고 영업을 그만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60여 명 정도가 목욕탕을 찾는다는 상인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도 "한때 운영난 때문에 목욕탕 폐쇄를 진지하게 고민했다."며 "그러나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위해 가까운 곳에 목욕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 유지키로 했다."고 전했다.

일반 목욕탕도 사정이 비슷하다. 2004년을 정점으로 목욕탕 수가 줄어들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04년 569곳이었던 목욕탕 수가 줄기 시작해 올해는 509곳으로, 60곳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서구만 해도 2003~2005년 사이에는 폐업한 목욕탕이 한 곳도 없었지만 지난해 이후 14곳이나 문을 닫았다. 김중원 목욕업중앙회 대구시지회 사무국장은 "기름값이 해마다 크게 올라 목욕비를 올리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며 "유가 상승, 대형 목욕시설 등장 등에 따라 문을 닫는 곳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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