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입시] 2009학년도 대입 특징·전략

등급제수능 부작용 대폭손질 가능성…불확실할수록 교과공부에 충실하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9등급제 내신과 수능에 의한 2008학년도 정시모집 전형이 한창 진행 중이다. 등급제 수능은 종전의 그 어떤 제도보다 많은 문제점과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실제 엄청난 부작용과 충격을 가져왔다. 등급제 입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차기 정부는 2009학년도 입시에서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제공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내신, 수능, 대학별 고사의 반영 비율 결정을 대학에 맡겨 대학 자율화를 성큼 앞당겼다.

올해 고3이 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등급제 개선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다른 전형 요소와 반영 방법 등이 확정되지 않아 불안함 속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제도 변화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은 기본에 충실하며 착실하게 실력을 쌓는 학생은 어떤 전형방식 하에서도 손해를 볼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강조한다.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기본을 충실히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출처가 불분명한 유언비어성 정보에 현혹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09학년도 수험생들이 올 겨울 어떻게 입시를 전망하고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 7회에 걸쳐 점검해 본다.

▨ 전형요소별 전망

▶ 학생부

예비 고3생들의 학생부 성적은 9등급으로 표기되기 때문에 2009학년도에도 학생부 적용 방식은 9등급제에 기초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의무적으로 얼마 이상 반영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부 9등급제에서는 성적 부풀리기가 상당히 개선됐지만 학교 간 학력 차이는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을 전년도보다 크게 낮출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형 방법의 다양화라는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서울대 지역 균형선발을 비롯하여 내신 성적 우수자 전형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학별로 내신에 근거해서 선발하는 인원은 줄일 가능성도 있다. 학생부는 수시뿐만 아니라 정시 전형에서도 일정 비율 반영할 것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는 전형요소다. 학생부 반영 과목은 서울대처럼 전 교과목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지만, 많은 대학들이 국어·수학·영어를 기본으로 인문계는 사회, 자연계는 과학을 반영할 것이다.

▶ 수능시험 비중

기존의 9등급 골격은 유지하되 표준점수나 백분위 점수를 같이 표기를 할 경우 수능성적 활용 방식은 2007학년도 이전 방식으로 돌아가게 된다. 등급제는 뼈대만 남아 수시 합격자의 최저학력기준 적용 등에서 일부 활용되고 표준점수나 백분위 혹은 대학별 계산에 따른 점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되는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2단계에서도 수능 성적을 반영할 가능이 높다. 표준점수 등이 제공되면 수능 반영비율이 현재와 같다고 할지라도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커지게 될 것이다.

▶ 대학별 고사

수능에서 표준점수나 백분위 점수를 같이 제시할 경우 논술의 반영비율과 영향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9등급제가 가지는 낮은 변별력을 보완하기 위해 논술고사를 도입한 상당수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없애거나 반영비율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시문에 영어 지문을 활용하지 못하고 수학, 과학에서 답이 나오는 문제를 출제하지 못하게 하는 현행 논술가이드라인 규제가 풀릴 경우 최상위권 대학은 사실상 본고사에 가까운 논술고사를 실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기본 대비 전략

대입 전형의 핵심인 내신과 수능, 대학별고사는 별개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세 가지는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교과서적인 기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면 내신과 수능은 절로 해결된다. 또한 내신과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은 논술이나 심층면접을 잘 할 수밖에 없다. 올겨울에 실체도 불분명한 논술 등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교과의 핵심 개념을 정리하며 기본 실력을 쌓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더욱 중요해진 국어, 수학, 영어

언어는 독해력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계속 출제될 것이기 때문에 꾸준하게 책을 읽어야 한다. 그 다음 실전 문제를 통해 문제 풀이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수리영역은 인문계, 자연계 학과 모두에서 당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표준점수가 제공된다면 다른 영역에 비해 수리에서 고득점한 수험생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에 인문이든 자연이든 방학 기간에 수학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리에서 고득점을 하기 위해서는 수리 10-가. 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한다.

외국어는 경험학습이기 때문에 날마다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학 동안 정확한 문법 실력을 바탕으로 어휘력을 늘려야 하며, 다소 어려운 독해 지문도 해결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영어와 수학은 논술과 심층면접에서도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대학별고사

논술고사 대비를 위해서는 교과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2009학년도에는 과거 본고사형에 가까운 통합교과형 논술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심층면접은 좀 더 노골적인 본고사형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시험 형태에 관계없이 논술고사와 심층면접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은 평소에 개별 교과목 정리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매일 신문, 잡지 등을 읽으며 시사 쟁점들을 스크랩하고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관련지어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며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읽기는 심층면접이나 논술고사뿐만 아니라 수능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인문계 학생들은 영어 독해, 자연계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 학생부 교과 영역 관리

반영 비율에 관계없이 학생부 관리는 철저히 해야 한다.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한 학교 공부는 수능 고득점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이나 대학별고사도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출제하기 때문에 학교 공부는 모든 시험공부의 출발점이다.

▶ 학생부 비교과 영역 대비

비교과 영역에는 출결, 특별활동, 등 학생부 비교과 영역과 봉사활동 내용, 추천서, 자기 소개서, 각종 경시대회 입상 경력 등이 포괄적으로 반영된다. 이 부분은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고 대필 논란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본 요건만 갖추면 대부분 대학에서 별로 점수 차이를 주지 않는다. 경시대회는 지원 대학에서 인정하는 것이 아니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경시대회를 쫓아다니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아직까지도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수시모집에서는 경시대회 입상 경력이 없으면 합격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절대 다수의 수시 합격자가 경시대회 입상 경력이 없다.

▶ 수능대비

2009학년도 입시에서 표준점수나 백분위 점수가 주어진다면 수능이 당락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에 수능 공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능시험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는 종전과 비슷할 것이기 때문에 달리 새롭게 준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방학 동안에 전 영역에 걸쳐 교과서적인 기본 개념을 다시 정리하면서 특히 부족한 한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재수생 강세 전망

9등급제 수능에서 원점수 1, 2점 차이로 등급이 내려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지원조차 할 수 없었던 수험생이 많았다. 시험 결과에 승복할 수 없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일단 소신지원하고 실패할 경우 재수를 결심하고 있다. 따라서 고3생들은 2009학년도에 재수생의 규모가 커질 뿐만 아니라 강세도 더할 것으로 예상하고 각오를 다져야 한다. 최상위권 대학과 의약계열 등 인기 학과에서는 고득점 재수생이 큰 변수가 될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 :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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