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논술 확 달라진다…대교협, 가이드라인 폐지 건의

교육부로부터 대학입시 업무를 인수하게 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논술 가이드라인 폐지 방침을 거듭 밝히고 나서 대학별 고사의 변화 시기와 출제 유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계기사 3면

손병두 대교협 차기 회장은 잇따른 언론 인터뷰에서 "논술고사에서 영어 지문 제시, 수학·과학 문제풀이 등을 금지한 가이드라인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교협은 논술 가이드라인 폐지와 국제학부 입시때 영어 논술 허용, 국립대 학과 설치 자율화 등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공식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수도권 일부 대학은 2009학년도부터 가이드라인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대학입시 자율화가 이명박 정부의 공약인데다 대입 업무를 교육부에서 대교협으로 넘기겠다고 결정한 만큼 논술 가이드라인은 2009학년도부터 사실상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들이 1960~70년대 본고사 형태가 아니라 2008학년도 입시에서 활성화된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와 심층면접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환할 전망인 것.

대학 관계자들은 "과거의 암기식·지식측정형 본고사는 21세기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논술 유형을 바꾼다고 해도 본고사 도입이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출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장 2009학년도 입시부터 인문·자연 계열에 관계없이 영어 제시문을 내고 수학·과학 관련 문제의 풀이 과정을 묻는 한편, 경영·경제 등 인문계 일부 모집단위에서는 수학적 논리력을 묻는 문제가 나오는 등 논술 출제 유형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교와 수험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언제쯤 대학별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제시되고, 또 이 유형들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얼마나 맞을지 하는 것이다. 한갑수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은 "2009학년도 입시부터 도입하려면 적어도 3, 4월 중에 예시 문항과 출제 방향 등이 대학별로 발표돼야 한다."며 "학생들은 이에 대비해 지금부터 교과 공부를 할 때 시사 쟁점과의 연계성이나 현실 적용 방안 등을 고민하는 등 심화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준희 경명여고 교사는 "학교 차원의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대비가 점차 정착되고 있기 때문에 대학별고사 유형이 다양해져도 고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출제된다면 오히려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문제풀이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므로 미리 걱정해서 과도하게 학원에 다닐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편 대교협과 전국 18개 대학 입학처장들이 9일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조찬 모임을 갖고 '대학입시 자율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입학처장들은 새정부 방침에 따라 대학입시를 자율화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학생,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2009학년도 입시전형을 최대한 빨리 수립해 발표키로 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된 수능 등급제를 비롯해 대입제도 개선방안 등에 대해서는 "이달 15일을 전후로 지역별 입학처장 협의회를 열어 논의한 뒤 20일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대교협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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