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활보하며 '신나게 살아라, 거침없이 살아라.'고 외치던 이시형 박사가 강원도 산골짜기로 갔다. 홍천군 서면 중방대리에 '힐리언스 선(仙)마을'을 짓고 촌장이 된 것이다. 도시의 포도(鋪道)를 성큼성큼 걷던 그는 요즘 숲 속 오솔길을 느릿느릿 걷는다. 거침없이 살라, 고 외치던 그의 입에서 '느리게 살자, 비우고 살자'는 말이 추임새처럼 붙어 있다. 이것저것 많은 일을 벌이고 참여했던 그였다. 일부에서는 '학자답지 않다. 무슨 일을 그렇게 많이 펼치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누가 봐도 도시형, 사회참여형, '텔레비전형' 인물이었던 이시형 박사가 휴대폰조차 터지지 않는 산골짜기에서 명상과 여유, 느림을 강조한다. 겨울 한복판에 맨발로 산길을 걷고, 매트를 깔고 드러누워 하늘과 구름을 본다. 그가 겨울산 중턱에 서서 "자, 뺨을 스치고 가는 바람을 느껴보세요."라고 했을 때, 저 사람이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그 이시형 박사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산골짜기에서 만난 이시형 박사는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야박하게 평가해도 10년은 젊어 보였다. 잡티 없이 밝은 얼굴에 '혹시 박피시술 받으셨어요?' 물었더니, "나는 로션 한번 발라본 적이 없어요."라고 대답한다. 손으로 쓸어 올릴 뿐 염색도 빗질도 안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적당히 흰머리가 섞인 머리카락은 품위 있고 정갈했다. 목소리에는 다정함과 힘, 설득력이 골고루 배여 있었다.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며,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굳이 '젊음의 비결'이라고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즐거운 마음과 보람이 젊음의 근거인 듯했다. 예정 시각보다 일찍 도착했지만 이시형 박사는 '고향 까마귀를 만나니 반갑다.'며 자리를 내주었다.
▲ 왜 산 속으로 왔나
"현대의학은 장기에 병변이 생겨야 진단과 처방을 내립니다. 위장에 구멍이 나야 위장병으로 진단하지요. 암이 생기면 온갖 장비와 약물을 동원해 수술합니다. 그러나 선마을의 목표는 병을 키운 후에 치료하자는 게 아니라 병이 생기지 않게 하자는 데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지구상에서 병원을 없애자는 게 목표죠."
'지구상에서 병원을 없애자'는 말에 기자가 웃었다.
"우습습니까? 웃자고 하는 말이 아니에요. 우리는 예방개념이 너무 희박합니다.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면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엉망으로 살다가, 병이 나타나면 그제야 온갖 조치를 취하는 것이지요. 그 조치를 취하느라 살아도 산 사람이 아닌 지경으로 몸을 억누르기까지 해요. 그런 단계에 이르지 않도록 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오신 치열한 삶의 방식을 걷어내고 유유자적 산길을 걷고 계신가요?'
"아니… 아니, 나는 여전히 치열한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치열함, 경쟁의식을 버리라고 말하지 않아요. 치열하지 못한 사람,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은 현대사회에서 살아가기 힘들어요. 그러나 치열하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고, 페어 플레이하고, 원칙을 지켜야 해요.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틈틈이 이런 공간(힐리언스 선마을)을 찾아와서 생각을 비우고, 느릿느릿 걷고, 명상하고, 휴식하고, 몸과 마음을 위해 내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인지 이야기를 듣고, 실천하자는 겁니다. 바쁘게 걷되 마음에 여유를 갖고, 치열하게 살되 휴식을 갖자는 것입니다."
▲ 그와 함께 한 이상한 산행
취재팀이 홍천의 '힐리언스 선마을'에 도착했던 날 마침 '제 3차 Hi-Life 초청과정'이 진행 중이었다. 참가자들은 오후 명상이 끝나자 이시형 박사와 함께 산행에 나섰다. 비교적 가까운 코스를 느릿느릿 둘러보는 정도였다. 산에 오르기 전 참가자들은 이 박사의 설명에 따라 담요(약간 큰 숄)를 목과 어깨에 걸치고, 등에는 각자 매트리스 가방을 짊어졌다. 매트리스를 짊어진 등산이라….
앞에서 산길을 오르던 이 박사는 어느 지점에 이르자 참가자들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각자 나무 한 그루씩을 골라 그 옆에 서도록 했다. 이 박사의 제안과 설명에 따라 참가자들은 특별한 경험을 시작했다.
나무와 대화, 낙엽과 대화,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 하늘을 보고, 양말을 벗고 흙을 밟았다. 주위의 바위와 돌, 나무와 나뭇잎, 이끼와 얼음, 바람과 햇볕에 하나하나 의미를 두며 둘러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의 산행은 흔히 등정에 목표를 둔다. 이시형 박사는 등정 목표를 버리고 대신 자연과 대화하고, 자연에 감사하고, 사색하는 데 관심을 갖자고 했다.
"산에 와서도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처럼 길만 따라 걷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래서는 자연의 소리와 향기, 색깔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우선 마음을 열어야 눈과 몸이 열립니다. 내가 나를 열 때 비로소 소통이 가능합니다."
그는 도시가 삭막하다고 하지만 삭막한 것은 도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고 했다. 집집마다 화분 하나씩은 있고, 거리로 나서면 나무와 꽃이 있다. 자연은 지천에 널려 있는데 사람이 급해서 보지 못한다고 했다.
이시형 박사와 이야기 나누며 1시간 10분쯤 느릿느릿 올라간 산길이, 취재진이 따로 서둘러 내려올 때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는 천천히 올라갔고, 그만큼 자연에 가까이 다가섰던 셈이다.
▲ 밤과 불편의 미덕
이시형 박사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려면 생활에서 '자연의 섭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화, 도시화, 편리를 추구하면서 우리가 '밤과 불편'을 밀어냈고 그 결과 몸과 마음이 리듬을 잃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해가 뜨면 일어나 일하고, 밤이면 집에 들어와 휴식하고 잠을 청해왔습니다. 그러나 도시 사람들은 밤을 몰아냈습니다. 사람은 새벽에 생리적으로 몹시 약한 상태가 됩니다. 그 때에 활동하니 생활리듬이 깨지고 몸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동차와 냉난방기가 보급되면서 우리는 불편을 잊었습니다. 불편을 덜어낸 대신 수많은 질병을 얻었습니다. 이제라도 밤을 끌어 들여야 하고 불편의 미덕을 되찾아야 합니다."
선마을의 취침시간은 밤 10시∼11시 사이. 처음 입소하면 잠을 청하지 못해 애를 먹는다. 이 박사는 그렇더라도 일어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마을에는 냉장고도 텔레비전도 없다. 에어컨이 없으니 여름에는 부채질을 해야 한다. 주차장부터는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다. 휴대폰 통신 안테나가 없는 곳을 골랐고, 건물이 들어선 후 통신사측에서 안테나 설치를 제의했지만 거절했다. 현대 도시가 앗아간 밤과 불편을 되찾자는 것이다.
▲ 옆 사람과 함께 살자
이시형 박사는 식욕, 성욕, 군집욕을 인간의 3대 욕구라고 정의했다. 고독은 사람을 자살로 몰아가기도 한다, 고 했다.
"함께 함이 매우 중요한 가치임에도 요즘 아이들은 누군가와 함께 할 기회가 없습니다. 외동아들, 외동딸로 태어나 자기만 아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부모를 독차지하던 버릇이 선생님 독차지, 모든 물건, 이익, 가치 독차지로 발전합니다. 귀하게 자란답시고 흙 한번 안 묻히고, 옆 사람과 부대낄 줄도 모릅니다. 그래서 알레르기가 만연하는 것입니다."
그는 '신체의 알레르기는 배척함이다.'고 했다. 너무 깔끔 떨다보니 아토피가 생기고 가려움증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 부모를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이 대졸입니다. 너무 깔끔 떠는 바람에, 자식을 너무 격리시키는 바람에 아이들이 약해지는 겁니다." 그는 아이들이 어울리고 부대끼며, 내 것과 네 것 경계를 조금 모호하게 둘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형제와 친구, 동료간에 피부를 맞대지 않고 살아가다 보니 알레르기가 많아진다고 했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올해 여름 아이들을 위한 캠프를 시작할 계획이다. 아이들에게 '건강과 터프함, 나눠 쓰기와 배려'를 가르쳐 주겠다는 것이다.
이시형 박사는 좀처럼 자택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심각한 우울증 환자에게는 언제라도 연락 가능한 번호를 알려준다.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할 사람이 있다는 사실, 언제라도 이시형 박사와 통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부대끼며 함께 삽시다. 옛날엔 남이 씹던 껌도 얻어 씹으며 자라지 않았습니까…."
▲해발 250고지에 자리잡고
Healience는 Health Science, Healing Experience의 합성어로 과학적 건강과 치유적 경험을 아우른다. 선(仙)마을은 말 그대로 '신선이 사는 마을'이다. 2006년부터 프로그램을 준비해, 2007년 9월 15일 문을 열었다. '선마을' 소개자료는 사람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마을이 자리한 곳은 좌청룡, 우백호가 힘차게 뻗어 있고, 남주작 위 안산은 머리를 조아려 안녕을 비는 형국이며, 음곡형상이어서 부귀다산을 상징하며….'
이시형 박사는 평생 현대의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그에게서 풍수지리에 관한 언급이 나올 줄은 몰랐다. (대체로 현대의사들은 '믿기 어려운(unbelievable)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상한 현상에 대해 '아직 드러나지 않은(Unknown)무엇'으로 인식하고 머리를 싸매고 규명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따로 풍수지리를 공부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곳의 느낌이 편안하고 평화롭습니다. 지금 내가 가지는 느낌을 우리 조상들은 풍수지리로 정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문적 지식은 없지만 조상들의 생각을 즐겁게 받아들입니다."
그는 평생 현대의학, 과학을 공부했지만 과학만능주의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세상에는 설명하지 못하는 것, 증명되지 않은 것이 존재합니다. 증명할 수 없으니 무시한다…. 이것은 좋은 자세가 아닙니다. 현대의학은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며 옳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힐리언스 선마을'이 위치한 곳은 강원도 홍천군 중방대리. 선마을이 홍천에 자리 잡은 것은 건강 장수에 가장 좋다는 해발 250고지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 세계적인 장수촌들의 대다수는 해발 250고지의 비탈길에 자리잡고 있단다.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아랫배로 들이쉬고 내쉬는 심호흡만큼 다리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자율신경 안정에 도움이 되는 건강법이 없다는 것.
전체 27만평 부지에 120억원을 들여 만든 선마을은 구내 최초의 웰니스(Wellness) 전문 시설. 자연속에 옴팍 파뭍힌 모습이 속세와 담을 쌓은 '선계'와도 같은 느낌이다.
▲ 친환경 춘하추동
세계적인 건축가 승효상 씨가 설계를 맡은 선마을 시설은 단지 입구부터 사계절을 모티브로 '춘하추동' 콘셉트로 조경됐다. 진입부는 봄, 본부동인 춘하재와 추동재 주변은 여름, 숙소동 인근은 가을,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별보기 광장은 겨울에 해당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선마을 숙소. 황토석으로 벽면과 바닥 등 집안 곳곳을 마감한 오두막 집이다. 황토석은 원적외선을 방출해 혈액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신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준다. 침실 천장에는 창문을 뚫어 어릴적 들판에 누워 별을 헤는 듯한 감성을 자극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침대는 척추구조와 수면습관의 변화를 고려한 인체공학적 매트리스를 사용했으며, 목에 무리를 주지않는 메모리폼 베게를 통해 편안한 수면을 유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숙소 인근에 있는 암반과 수목들. 이들은 최대한 기존 자연상태 그대로를 보존한 것이다. 보존된 수목은 흔한 밤나무와 뽕나무 산버들이지만 한 그루라도 보존하고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건강과 자연을 생각하는 선마을을 형상하고 있다.
전체 시설을 하는데 '친환경'에 역점을 둬 인체에 무해한 환경을 만들어내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래서 지난해 6월 실시한 환경시험 측정결과, 공기 중 미세먼지량은 약 3천~4천 class(클래스)로 청정(GMP시설 기준 청정지역은10,000 class이하)지역이며 실내 공기 중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의도적인 불편함
선마을 내에서는 모두가 걸어다녀야 한다. 차량 운행은 주차장까지만 허용된다. 선마을에서는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주차장에 들어서면서부터 휴대전화가 먹통이 돼 버린다. 선마을에는 전자제품이 없다. 냉장고도, 텔레비전도, 에어컨도, 컴퓨터도 없다. 전자파로부터의 해방을 위해서다.
이렇게 현대인들이 살아가기에는 정말 불편한 생활공간은 일부러 의도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게으름병을 고쳐보겠다는 심산이다. 선마을에 머무르는 동안 긴급한 이메일 확인이나 프린트 등의 편의를 위해 마련해 놓은 비즈니스 센터는 이름을 아예 '스트레스 룸'으로 칭했을 정도다.
또 선마을의 숙소와 식당은 꽤나 멀리 떨어져 있다. 이는 건축설계자조차도 의아해했던 부분. '가까우면 편리하다'는 상식을 뒤집었던 것이다. 좀처럼 걷지 않는 현대인들. 선마을에 와서는 숙소와 식당을 하루 세 번 오고가면서라도 충분한 운동량을 채울 수 있도록 일부러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선마을의 식사는 모두 유기농 친환경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인공의 맛을 줄이고 최대한 원재로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좋은 식자재 선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곳 식당에서는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조금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인공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으며, 나트륨 섭취를 줄이도록 하기 위한 저염식 식사를 만들며, 트랜스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자연친화 트래킹 코스
선마을 입구에서 산꼭대기까지 오르는 산책길은 그리 가파르지 않은 오솔길이다. 바위산이 아니라 흙으로 된 산이라 걷기에도 편안하다.
다섯가지의 트래킹 코스에는 각각 아름다운 이름이 붙어있다. 사색의 길, 석양이 아름다운 길, 해맞이길, 선녀가 내려오는 길…. 이 산의 모든 트래킹 코스는 불도저로 만들어낸 땅이 아니라 일일이 손으로 가꾸고 다듬었단다. 혼자서 혹은 둘이서 걸을 수 있을 만큼만 길을 틔워 놓았고, 통나무를 잘라 만든 계단은 키가 작고 걷기 불편한 사람도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산을 오르다 언제든지 앉거나 누워 하늘과 바람과 별을 볼 수 있도록 평상을 만들어 놓은 것이 장점. 정복하고 올라가기 바쁜 일반적인 등산코스가 아니라 온갖 정성을 기울인 정찬처럼 천천히 둘러보아야 그 가치와 미덕을 깨달을 수 있는 산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은 채 천천히 산을 오르다보면 오감으로 자연을 느낄수 있다.
선마을 소병우 홍보담당은 "확 트인 바다사나 전망 좋은 곳에서는 심리적으로 자아가 저 멀리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자성의 기회가 생기지 않지만, 깊은 산골에서는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나무가 우거진 숲속에 선마을을 만들게 된 것"이라며 "선마을에 머무는 동안 트래킹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사색의 시간을 갖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선마을에서는 일체의 화석연로 사용을 배제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사용했다. 에어컨은 지열을 이용하고, 태양열과 전기를 이용해 기본적인 난방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지열(地熱)은 땅속 150m의 깊숙한 곳에서 증기나 물 등의 형태로 올라오는 뜨거운 열(약 섭씨 14도). 우리나라는 여름철 땅 속의 온도가 시원하고, 추운 겨울에는 온도가 차갑지 않아 지열을 좀 더 쉽게 우리 생활에 이용할 수 있다고.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큰비용 없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발생이 거의 없다는 장점도 있다. 강의실이나 식당에 꼭 필요한 에어컨은 바로 이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인 지열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 강사숙소동은 샤워와 세면을 위한 급탕은 태양열을, 난방은 전기보일러를 이용하고 있다. 이 역시 화석연료의 사용을 배제하고 가급적 환경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에너지원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 마음을 열고 자연을 느껴보세요 >
선마을의 '신건강' 프로그램은 1년 6개월 동안 각계 전문가들이 연구를 통해 완성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으로 '과학적'이고, '쉽게 따라할 수 있으며', '즐겁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시형 박사는 이 프로그램을 홍천의 힐리언스 선마을 뿐만 아니라, 서울의 암사동 힐리언스, 충북 괴산의 청소년을 위한 힐리언스 등에도 적용한다. 더불어 전국의 시설 좋은 휴양시설에도 이 프로그램을 널리 보급할 생각이다. 그는 "우리나라 휴식 문화가 바뀌어야 해요. 우리는 길을 나서면 무조건 먹고 마셔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 해요. 길거리에 우리나라만큼 음식점 많은 곳이 지구상에는 없을 겁니다. 먹고 마시고, 떠들고 노래하는 게 휴식의 전부가 아닙니다. 건강에 유익하고 문화적이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휴식문화가 널리 확산되기를 바랍니다."고 밝혔다.
#명상
명상(瞑想)의 사전적인 뜻은 '마음을 자연스럽게 안으로 몰입시켜 내면의 자아를 확립하는 것'. 명상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종교적인 수행의 차원이 아니더라도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의학적으로도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상을 하면 뇌파가 의식이 깨어 있는 β(베타)에서 가수면 상태의 α(알파)파로 안정이 되면서 자율신경계의 조화가 이루어지고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는 효과와 함께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마음을 열고 자연을 느껴야 한다. 산과 숲을 둘러보면서 길가에 핀 꽃,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 새소리, 숲 속의 신령스러운 기운까지도 오감으로 느끼도록 한다. 이 때 호흡이 중요하다. 신체를 이완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호흡. 깊고 규칙적인 호흡은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 명상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허리를 곧게 펴고 마치 코에서 가는 실이 나왔다 들어가는 것처럼 들숨과 날숨을 편안하고 고요하게 반복하는 것이 방법.
#전두엽 관리
전두엽은 대뇌 사령부의 최고참. 행복, 명예, 자긍심, 긍지 등의 고급 감정을 비롯해 사유, 사색, 창조 등의 고급 인지 기능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인간은 60대가 지나면 뇌 전체로 볼 때 6~7%가 위축되지만 전두엽은 워낙 예민해서 관리를 잘 못하면 많게는 30%까지 위축된다. 이렇게 되면 의욕도 없어지고 생기도 잃게 되는 노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조금이라도 젊었을때부터 '전두엽 관리'를 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채소밭에 물도 주고, 산나물도 뜯어보고 어릴적에 경험했던 일들을 다시 한번 해봄으로써 다시 한번 옛생각을 떠오르게 하면 된다. 이런 '치유적 원체험'은 거친 경쟁에 시달리는 메마른 뇌, 특히 전두엽을 부드럽게 해 주는 윤활유 역할을 해준다.
#암반욕과 탄산천욕
몸이 따뜻해지면 간장의 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자율신경과 면역·호르몬계의 활동이 원활해지고 몸이 이온의 균형을 찾아 체질을 정상으로 만들어준다. 특히 암반욕은 원적외선 효과가 탁월해 유해금속을 땀으로 배출하고 지방분해를 촉진시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또 물속에 이산화탄소 성분을 녹인 탄산천은 이미 고대 로마로부터 심장요양샘물로 사용되어왔다. 물 안에 든 탄산가스가 피부 혈관을 자극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면서 심폐 기능을 높여주기 때문. 최근에는 혈액 속의 노폐물 제거하고 피로 회복, 근육통, 어깨 결림에 좋은 것은 물론 순환기 장애환자나 당뇨로 인한 궤양 환자에도 그 효과가 입증됐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사진 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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