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는 계절의 특성상 뜨거운 물체나 난방기구와의 접촉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지면서 화상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일상의 부주의로 인해 일단 화상을 입으면 초기 응급치료로 화상유발물질과의 접촉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소아의 경우 치료보다는 화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안전의식의 미숙이나 부모들의 부주의로 인한 어린이 화상사고가 이 맘 때에 제일 많이 발생한다는 점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화상의 원인=화상은 불, 한껏 데워진 물, 전기접촉에 의한 피부손상은 물론 넓은 의미로는 번개 같은 천재지변이나 유독가스 또는 일산화탄소나 매연에 의한 기도 손상 등을 포함한다.
어린이 화상의 주 원인은 각종 국이나 찌개가 끓는 채 놓인 식탁 위에서 부주의로 인해 일어나거나 압력밥솥, 런닝머신, 다리미, 온열가습기, 전기 콘센트, 학교에서의 과학실험 등 호기심이 유발하는 화상이 주류를 이루는데 특히 콘센트에 쇠젖가락을 넣는 전기화상은 치명적일 수도 있다. 어른들의 경우는 화재나 작업장 사고, 가사 일을 하면서 화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신체적으로 허약하고 민첩성이 떨어지는 노년층의 경우는 끓는 물을 뒤집어쓰거나 쑥뜸이나 핫팩 같은 물리치료 용품에 의한 화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응급조치=화상의 원인을 즉시 제거하고 화상 후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10~15분간 흐르는 물에 화끈거리는 상처부위의 열기를 식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얼음을 직접 피부에 접촉하게 되면 화상부위 손상이 심해지므로 삼가야 한다.
의복이나 양말을 함부로 벗겨도 손상정도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열탕에 의한 화상일 경우 가급적 충분히 냉각시킨 후 벗기며 달라붙은 경우는 그 부분을 남기고 잘라내는 요령이 필요하다. 이 때 화상 부위에 착용하고 있는 시계나 반지 같은 장신구는 오랫동안 열을 저장할 수 있고 화상 부위가 부어오르면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빨리 벗어 버는 것이 좋다.
또 화기를 없애는 경우를 제외하곤 저체온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체표면의 약 20%(어린이는 10%) 이상을 차갑게 유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피부를 식힌 다음 깨끗한 수건 등으로 상처부위를 감싼 후 병원으로 가야하며 화상 부위는 심장높이보다 높게 해주면 부종이나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소주, 간장, 된장 등을 화상부위에 바르는 것은 감염위험이 높고 열기를 내보내지 못해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
◆화상의 종류=뜨거운 물에 아주 짧은 시간 노출된 1도 화상은 피부 표피층에 국한된 상처로 약한 통증과 부종이 동반된다.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 치유되는 것이 보통이며 3~7일 사이에 표피가 비늘모양으로 벗겨지면서 흔적도 잘 남지 않게 된다. 치료는 화상부위를 차갑게 식히는 것이 좋으며 냉찜질이나 오이팩 등이 효과적이다.
수포를 형성하며 피하조직에 부종을 동반하는 2도 화상은 외부의 온도변화나 공기노출 같은 경미한 접촉에도 민감하게 통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수포를 제거하면 표면이 분홍내지는 빨간색을 띠며 윤기가 많고 삼출액이 많이 흘러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는 화상이 표피층을 지나 진피 유두층까지 침투한 것으로 감염이 없으면 대개 10~14일 내 반흔 없이 낫을 수 있다. 그러나 뜨거운 기름, 순간적인 전기 불꽃에 의한 심부 2도 화상은 창상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며 3도 화상으로 전환돼 피부이식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치료기간은 대개 최소 3주가 걸리며 적절한 치료제의 선택과 전문의의 많은 경험이 요구되는 화상에 속한다.
표피와 진피를 지나 피하지방층까지 손상이 생긴 3도 화상은 피부조직과 신경을 포함한 모든 피부기관이 손상된 경우로 피부 본래의 기능을 잃고 자연 재생이 되지 않는 화상을 말한다.
따라서 이 경우는 환부의 통증이 없이 부종이 심하게 나타난다. 괴사된 피부조직은 하얀 가피를 형성하며 감염으로 인한 농창이 심하게 된다. 이 때는 되도록 가피를 빨리 제거해 추후 생길 수 있는 감염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치료 시작 후 2~3주가 지나면 괴사된 피부조직이 떨어져 나가면서 창상부위가 빨갛게 된 육아조직으로 대체 되는데 이 조직은 그대로 계속 남게 되므로 피부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육아조직이 넓고 여러 개인 경우 자연치유가 아주 어렵게 되고 창상이 뒤틀려지면서 피부 구축현상이 일어나 심한 흉터를 남기게 된다. 간혹 뜻하지 않은 육아조직의 2차 감염으로 인해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넓은 창상의 경우 빠른 피부이식이 필요하다. 3도 화상보다 더 심한 4도 화상은 주로 고압전기화상이나 독가스, 음독 등이 주 원인으로 근육과 심지어 뼈까지 손상을 입는 경우로 화상범위가 넓지 않아도 치명적이며 치료가 어렵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도움말=광개토연합외과 김주성 원장
◇가정에서의 화상예방
1. 어린이나 노약자 등이 혼자 정수기나 욕조에 들게 하지 말며
2. 전열기 주위에는 보호망을 두르며
3. 주방용기는 어린이 손이 닿지 않게 손잡이를 반대로 돌려놓으며
4. 뜨거운 음식이 있는 테이블 천을 어린이들이 끌어내리지 않게 하며
5. 플러그는 항상 전원에서 뽑아 놓고 집안의 전기기구 안전장치를 설치하며
6. 노약자나 지체 장애자 등이 있는 가정에서는 가급적 출입구 가까운 곳에 모셔두고 외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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