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은 바닷물을 결정화하거나 정제한 것을 말한다. 하지만 천일염은 그동안 식품이 아닌 공업용, 즉 광물로 분류돼 왔다. 때문에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만드는 전통식품업체들이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결국 양질의 천일염을 놔두고 바닷물을 이온교환막에 전기 투석시켜 만든 정제염이나 값싼 수입소금을 물에 용해하여 다시 제조한 소금만을 식품에 사용해야 했다. 맛도 떨어지고, 염도가 높은 제품을 쓰는 탓에 건강도 해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천일염의 식품사용을 위한 '염관리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마침내 지난해 11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됐다. 모든 식품의 제조나 음식을 조리할 때 자연 그대로의 천일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왜 천일염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금은 거의 대부분 천일염이다. 아울러 천일염 명산지로 알려진 곳은 프랑스, 포르투갈, 호주, 멕시코, 일본 등 몇 나라가 안된다. 특히 프랑스 게랑드 소금은 최고급 소금으로 꼽히며 세계적으로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왜 이런 천일염들은 명품이라는 이름을 얻고 값도 비쌀까? 비밀은 제조방법에 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에 가둬 햇볕과 바람으로 건조시켜 만든다. 건조가 시작되면 물 표면에 얇은 소금 막이 만들어지고, 점차 커지면서 소금 결정이 된다. 마치 눈꽃이 핀 것처럼 물 위에 떠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이를 '소금의 꽃'이라고 부른다. 결정이 점차 커지면 바닥에 가라앉고, 결정들끼리 달라붙으면서 굵은 소금 알갱이가 형성된다. 대부분 '굵은 소금'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하지만 물 아래로 가라앉기 전 얇게 형성된 소금 막만 걷어내 따로 말리면 결정이 작은 '가는 소금'을 얻을 수 있다. 천일염의 95%는 '굵은 소금'이고, 5%만 '가는 소금'이다. 국내산 천일염의 경우, 굵은 소금은 1㎏에 5천 원 정도지만, 가는 소금은 1㎏에 8만 원 선에 이른다. 아울러 토판염, 즉 염전 바닥이 흙인 경우와 장판염, 즉 바닥이 비닐장판이나 타일 등인가에 따라 품질과 가격이 달라진다. 명품으로 꼽히는 토판염은 바닷물의 미네랄 외에 흙 속의 미네랄, 아미노산, 유기화합물 등이 함께 들어간다. 이들 성분이 독특한 향을 내기도 하고 다양한 맛을 내기도 한다.
▶바닷물에 중금속이 있다는데
목포대학교 천일염 생명과학연구소가 전라남도에서 생산된 천일염의 염도 및 중금속 함량을 조사한 결과, 염화나트륨은 대부분 80% 수준이었고 납, 카드뮴, 비소, 수은 등은 안전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06년 식품의약품안전청, 목포대,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서 천일염의 불순물과 중금속 함량을 조사한 결과 불순물은 물론 수은, 납, 비소, 카드뮴 등의 위해성분이 식품 기준치를 훨씬 밑돌거나 전혀 검출되지 않는 등 식품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닷물 속 중금속은 비소, 납, 카드뮴, 수은 등이 대표적. 국내산 천일염을 분석하면 카드뮴과 수은은 거의 없거나 검출되더라도 극히 미량이었다.
천일염도 숙성이 필요하다. 1년 숙성된 천일염보다는 2년 된 제품이 맛이 좋고, 5년 숙성시키면 중금속 검출량도 훨씬 감소했다. 아울러 천일염으로 된장을 제조할 경우 콩 단백질을 분해하는 미생물 활성을 촉진시켜 구수한 풍미와 맛을 좋게 한다. 대한염업조합자료에 의하면 2006년 기준 국내 식용소금은 56만 8천t 규모. 하지만 국내 천일염 생산량은 28만 6천t 밖에 안돼 가격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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