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도 천차만별이다. 나트륨 함량과 제조 방법에 따라 이름도 다르다. 바닷물을 자연 상태 그대로 말린 천일염(이른바 굵은 소금), 바닷물 속 불순물을 제거한 정제염, 천일염을 물에 녹여 탈수와 건조 과정을 통해 재결정화한 재제염(일명 꽃소금), 나트륨 비중을 낮춘 대신 짠맛과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염화칼륨 등 다른 성분을 추가한 가공염, 죽염처럼 원료 소금을 400℃ 이상에서 태우거나 녹여 만든 태움염 및 용융염이 있다. 이런 중에 '귀족소금'이라 불리는 기능성 소금이 등장했다. 어떤 제품은 200g 한 봉지에 2만~3만 원을 호가한다. 일반 소금제품에 비해 50배 가량 비싼 셈이다. 기능성 소금의 가장 큰 흐름은 '저나트륨 소금'이다. 몸에 좋지 않은 염화나트륨을 줄이고 짠맛을 대체할 수 있는 칼륨염이나 마그네슘염 등 화학물질을 첨가한 것을 말한다. 귀족소금은 이런 나트륨 낮추기를 인위적인 방법이 아닌 자연적인 방법, 즉 채취 지역이나 제법 등에서 차별화한 것을 말한다.
▶어떤 종류가 있나
귀족 소금의 절반 이상은 수입산, 나머지는 국내산이다. 국내 귀족소금 중 으뜸으로 꼽히는 것은 태안 자염. 우리나라 서해안 특산물인 자염은 말린 갯벌흙을 깨끗한 바닷물로 걸러서 10시간 동안 은근한 불로 끓여 만든 소금이다.
수입 소금으로는 일본산이 유명하다. 일본 해역에서도 가장 청정하다는 오키나와의 해수로 만든 저염 소금인 '누치마스'가 있다. 세계 최초의 순간공중결정법으로 만든 미네랄 해염이다. 미네랄 21가지가 들어있고, 식염보다 염분이 25% 정도 낮다.
'소금의 캐비아' 또는 '소금의 꽃'으로 불리는 프랑스산 고급 소금도 있다. 게랑드라는 유명 생산지에서 만들어지는 유기농 해염. 약간 베이지색을 띄는 이 소금은 바닷물을 증발시킬 때 자연적으로 생성되며 그 과정에서 독특한 향과 영양분이 부가된다.
150년 전통을 가진 미국 몰튼 사의 '몰튼 씨 솔트'도 저염도 소금으로 유명하다. 염분 성분을 절반으로 낮춰 성인병 환자 등에게 효과가 있다는 설명. 호주의 호수에서 추출한 '레이크 크리스털 트위스트'는 바다소금과 달리 순하고 맛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암염의 경우 해발 3천m 이상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히말라야산 소금이 대표적이다. 엷은 핑크 빛을 띠는 히말라야산 암염은 요리에 직접 사용하기보다는 생선이나 고기 등에 뿌려 먹는 테이블용 소금으로 적합하다.
▶과연 효능은 있나
'귀족소금'은 일반 소금에 비해 대체로 나트륨 성분이 낮아 질병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짠맛을 내려고 많은 양을 사용하면 일반 소금과 별 차이가 없다. 특히 나트륨을 대체한 칼륨은 오히려 신장기능이 약화된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시중에서 유통 중인 '저나트륨 소금'에 포함된 염화칼륨의 경우, 정상인들에게서는 대부분 신장을 통해 배출되지만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가 과다 섭취할 경우 체내 혈중칼륨 농도가 높아져 호흡곤란, 흉통, 심장마비 등 다양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 귀족소금은 국내 기능성 소금과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수입과 마케팅 과정에서 지나치게 가격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는 것. 특히 국내산 천일염의 경우, 나트륨 함량은 낮고 미네랄 함량은 높아서 수입산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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