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외동을 이대로 둘건가

공장은 600개로 배나 늘어도 인구는 감소 기현상

울산과 인접한 경주시 외동읍이 제조업체는 증가하고 있으나 인구는 줄어드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기반시설 확충 등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외동읍에 따르면 관내 제조업체는 등록회사 430여 개와 미등록 회사 170여 개 등 600여 업체로, 지난 2000년에 비해 곱절 가량 늘어난 상태다.

또 현재 경북개발공사가 시공 중인 공단 등 크고 작은 공단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어 조만간 1천여 업체를 넘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늘어만 가는 공장 수와 달리 인구는 줄어드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외동읍 인구는 2000년 2만여 명에서 2008년 1월 현재 1만 7천400여 명으로 3천여 명 이상 줄어들었고, 인구 감소 현상은 노년층을 감안할 경우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외동읍 주민들은 제조업체 증가와 달리 인구가 감소하는 절대적인 이유로 열악한 주거환경 등 기반시설 부족을 꼽고 있다. 외동읍 경우 현재 변변한 아파트단지 하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도시가스도 공급되지 않고 있고 2년 전에야 들어 온 광역상수도도 지선망이 갖춰지지 않아 현재 일부 지역에만 공급되고 있다. 또 교육환경도 중,고교 각 1개와 초등학교 6개가 고작인데 초등학교 중 3개 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3∼6명에 머물러 존폐기로에 서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인근 울산에 주거지를 마련, 출퇴근하고 있다. 외동읍 출신 이진락 경주시의원은 "울산에서 외동읍으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하루 1만 5천여 명은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울산과 외동 간 국도는 출퇴근 때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차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는 등 심각한 체증이 연중 내내 빚어지고 있다.

외동읍의 한 주민은 "경주시가 공장 허가는 잇따라 내주면서 기반시설을 비롯 인구 증가 시책을 소홀히 한 결과"라면서 어떻게 10여 년이 넘도록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시는 팔짱만 끼고 있는지 그저 말문이 막힐 뿐이라고 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문제는 난개발이다. 계획개발이 되지 않은 채 주로 상당수 공장이 개별허가를 받는 바람에 임야 농지 가릴 것 없이 업체들이 들어 서 보기 흉할 정도인 것. 또 울산 등지에서 환경업체들이 대거 이전해 와 대기 및 수질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모 중개업소 대표는 "공장 부지난을 겪고 있는 울산지역 제조업체들을 경주로 유치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쾌적한 주거공간과 교육 여건 확보 등 기초적인 시설 등에 대한 후속대책을 수립하지 않아 과실은 모두 울산이 따먹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자체적으로 해결책 마련을 위해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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