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복현동 지하 유흥주점서 화재…2명 사망

"불이야"…20분새 2명 숨지고 19명 부상

▲ 11일 오전 3시 35분쯤 대구시 북구 복현동의 한 지하 노래방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화재현장에는 의자 등 집기들이 모두 불에 타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11일 오전 3시 35분쯤 대구시 북구 복현동의 한 지하 노래방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화재현장에는 의자 등 집기들이 모두 불에 타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40명이 숨진 지난 7일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 3명의 사상자를 낸 10일 구미 아사히글라스파인테크노한국 공장 폭발 사고에 이어 11일 대구 북구 복현동 한 지하 노래방식 유흥주점에서 불이나 2명이 숨지고 19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화재 현장 및 당시 상황=11일 오전 6시쯤, 불이 난 지하 주점 내부는 열기와 연기가 가득 차 숨 쉬기가 힘들었다.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6번 방은 출입구에서 두 번째 방이었다. 소파, 텔레비전, 테이블 등이 완전히 불에 탔고, 내부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불은 주점 복도와 5, 7, 9번 방에도 옮겨 붙어 모두 불에 탔고, 2~4층 모텔 객실 쪽 복도계단은 검은 그을음으로 뒤덮였고, 창문도 모두 깨져 있었다. 2, 3, 4층 모텔 객실 문은 모두 열려져 있었고, 이리저리 흩어진 슬리퍼와 물병 등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나타냈다.

경찰 및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5분쯤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6번 방에 손님 2명이 있었는데 이들이 "아저씨, 불났다."며 종업원에게 알렸다. 불꽃이 일고 연기가 나면서 천장 쪽으로 타올랐다는 것. 종업원 K씨(23)가 카운터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뛰어 갔으나 불길과 연기가 워낙 거세 진화에 실패했다. 당시 노래방의 화재감식기는 울린 것으로 밝혀졌다. 노래방 7, 8번 방에 있던 손님과 여성도우미 등 8명은 K씨가 뒤쪽 비상구로 대피시켰다.

화재에 따른 연기는 빠른 속도로 모텔 객실 쪽으로 옮겨갔다. 숨진 모텔 주인 J씨(65·여)는 2층 수부실에 있다 4층까지 객실 손님들을 모두 깨우고 자신은 옥상 쪽으로 대피하다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숨진 L씨(48)는 지하노래방의 다른 방에 있던 손님으로 추정되며 술에 취해 비상구를 찾지 못하고 정문 출입구 쪽으로 대피하다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원인

경찰은 11일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화재 감식에 들어갔다. 경찰은 전기합선이나 담뱃불 등으로 인한 실화,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정밀 감식하고 있다. 특히 불이 난 6번 방 손님 2명을 대상으로 화재 당시 상황과 방화 혐의점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전기합선의 경우 천장에서부터 불길이 솟지만 현장에는 소파와 바닥 부분이 많이 탄 것으로 보아 실화나 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고, 양쪽 출입구가 있는 만큼 구조적인 큰 문제는 없고, 유흥주점의 경우 24시간 영업이 가능해 불법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은 지하노래방에 출입구, 비상구 등 2개 통로가 열려 있었는데도 연기가 피어올라 4층 모텔 객실까지 순식간에 옮겨 간 이유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실제 모텔 복도 창문의 경우 열고 닫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통유리로 돼 있어 지하에서 올라온 연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연기 질식 등 피해가 많았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피해

화재 당시 주점에 16명, 모텔엔 35명이 있었는데 이날 화재로 놀라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중 모텔 주인 J씨와 주점 손님 L씨가 숨지고, 모텔에 있던 L씨(67)는 연기에 질식,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모텔 16명, 노래방 2명 등 18명도 연기 질식 등으로 부상을 입고 시티병원, 세동병원, 파티마병원 등으로 옮겨 치료를 받거나, 치료뒤 퇴원했다.

이날 화재로 주점, 모텔 등이 불에 타거나 연기에 그을려 11일 오전 소방서 추산, 1천100여만 원 상당의 피해를 내고 1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장성현·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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