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학규 통합신당 새 대표 '위기냐 기회냐'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새 수장에 올랐다. '새로운 진보 세력의 탄생'을 내걸며 의욕적인 출발을 다짐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연쇄탈당과 쇄신갈등을 풀어내야 하고 당 정체성도 확립해야 하는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당장 10일 탈당을 선언한 이해찬 전 총리를 중심으로 모인 친노(親盧·친노무현 대통령) 진영 의원들의 연쇄 탈당을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도권·호남신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유시민 의원 등을 비롯한 친노 영남권 인사들이 반발 수준을 넘어 탈당을 모색하고 있고, 충청권 의원들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추진하고 있는 '자유신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른바 '교황식 선출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는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해 천정배 법무장관, 추미애 전 의원 등과도 관계개선이 시급하다. 탈당하지 않고 계속 당에 남아서 손 대표의 '약점'을 조목조목 비판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개혁정당의 정체성 확립도 시급한 과제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만큼 이를 상쇄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리더십을 구축해낼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로운 정당의 면모를 구축하지 못하면 총선도 어려워지게 되고, 총선실패는 곧바로 지도부 인책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기의 신당을 맡은 것이 오히려 손 대표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개혁세력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바닥을 친 상황에서 새롭게 출발하기가 더욱 수월하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이제는 더 이상 떨어질 수도 없다. 올라가는 일만 남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5선의 이해찬 전 총리가 탈당한 것과 관련해서도 손 대표의 부담이 덜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전 총리의 탈당으로 당내 중진이 자연스럽게 백의종군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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