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親朴세력 구하기' 초강수…박근혜 경고 발언 배경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4월 총선 공천갈등을 빚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0일 이 당선인에 대해 강력한 경고장을 보냈다. 현재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이 당선인 측의 '공천공작'을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것으로 앞으로 그가 어떤 행로를 보일 지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는 '4강외교 특사' 자격으로 11일 오후 이 당선인과의 회동을 계획해 둔 시점이어서 의도된 발언이었느냐도 관심사다.

박 전 대표는 10일 저녁 박종근·이해봉·이인기·김재원·서상기 등 친박(親朴·친 박근혜)성향 의원 32명과 만찬회동을 했다. 김용갑 의원의 정계은퇴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라는 게 표면상의 이유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인과 측근들의 공천 계획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한 뒤, "누가 누구를 향해 물갈이를 한다는 것이냐?" "공천 잘못되면 좌시하지 않겠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들어 공천과 관련한 발언 가운데 가장 수위 높은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강경 발언 배경에 대해 한 참석자는 박 전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형식의 문제가 아닌 내용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했다. 즉 공천시기나 공천방식이 아니라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의 공천 배제 문제를 들고나온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박 전 대표의 강경 자세는 이 당선인 측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용 카드 성격도 있다.

공천 갈등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공천과정에서 빚어진 잡음과 탈락자의 반발 등으로 한나라당 후보의 이미지가 손상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득표력 저하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 이는 안정적 의석수를 원하는 이 당선인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의원들이 한나라당 이외의 다른 여러 세력들과 연대하는 명분도 만들 수 있어 이 당선인으로서는 이래 저래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한편 이 당선인 측은 박 전 대표의 강경 자세에 대해 "공천은 당에서 하는 것"이라며 강재섭 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따라서 11일 예정된 이명박-박근혜 간 회동에서 박 전 대표가 공천 문제를 다시 거론할 경우 이 당선인 본인이 어떤 식으로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되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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