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의 리온 트리밍햄이 전주 KCC의 골밑을 파고들자 서장훈이 막아섰다. KCC 선수들이 주위로 모여들었고 이 순간 트리밍햄은 골밑으로 뛰어든 숀 호킨스에게 볼을 넘겼다. 호킨스의 골밑슛이 림으로 빨려들어가 91대90으로 경기가 뒤집혔다. 남은 시간은 8.9초.
오리온스의 압박 수비에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KCC 서장훈은 리바운드를 잡은 김승현에게 반칙을 해 흐름을 끊으려 했다. 하지만 김승현은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승리에 마침표를 찍어버렸다. 대구체육관에 모인 관중들은 선수들과 함께 12번째 경기 만에 거둔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상식 감독대행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김)승현이가 돌아와서도 계속 지다 보니 사기가 떨어진 데다 상대 높이가 부담이 됐는데 선수들이 서로 다독여가며 경기를 풀어나간 덕에 승리를 거뒀다."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 맛있는 것이라도 사줘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1일 11연패에 빠져있던 오리온스는 홈에서 극적으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사령탑이 된 뒤 5경기에서 모두 졌던 김상식 감독대행은 6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주태수(19점 4리바운드)와 3점슛 4개를 넣은 이현준(21점 5리바운드)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KCC가 경기 초반부터 서장훈(14점 6리바운드)과 브랜든 크럼프(16점 13리바운드)의 높이를 앞세워 공격해 들어오자 오리온스는 김승현(9점 7어시스트)과 호킨스(20점)의 콤비 플레이로 반격에 나섰다. 5점 차 내외로 계속되는 접전. 예전 같으면 3쿼터를 넘어설 때 뒤처졌지만 오리온스는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물고 늘어졌다.
결정타는 주태수와 이현준이 날렸다. 주태수가 2, 3쿼터에만 17점을 쓸어 담는 등 2쿼터 때부터 적극적인 골밑 공격과 중거리슛으로 점수를 쌓아나갔고 이현준은 3쿼터 때 3점슛 3개 포함 11점을 보탠 것이 결정적인 승리의 요인이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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