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미래를 아는 것은 예언이 아니라 예측이다

다가오는 미래/제임스 데이터 엮음/우태정 옮김/예문 펴냄

노스트라다무스의 종말론 등 많은 미래 예언들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미래학자들은 "예언하기보다 아주 다양한 대안적 미래들을 예측한다."고 말한다.

1967년 앨빈 토플러와 함께 미래협회를 설립하여 '미래학'이라는 학문영역을 개척한 제임스 데이터 하와이대 미래학연구소 소장이 미래와 미래학에 관한 질문을 28명의 미래학자들에게 던진 뒤 얻은 답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제임스 데이터 교수가 던진 질문은 '미래학이란 무엇이고 미래학자의 임무는 무엇인가.', '앞으로 반드시 일어날 것 같은 우선적 미래에 관한 당신의 비전은 무엇인가.', '미래학은 기타 학문 및 실생활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당신은 사회변화에 관한 어떤 지론을 갖고 있는가.', '어떤 식으로 미래학을 가르치고 또 컨설팅하는가.' 등 다섯 가지.

정치학, 사회학, 역사학, 인류학, 지리학, 경영학 등 각 분야 교수 및 컨설턴트로 구성된 28명의 미래학자들은 여러 의견들을 제시했으며 이 가운데 하나의 통일성이 발견됐다. '미래란 근본적으로 식별가능한 불가피한 일들이 장이 아니라 아직 결정되지 않는 복수의 가능한 일들의 장이며 미래연구란 미래를 예언하려는 것이 아니다.'는 견해에 대체적인 일치를 보인 것.

하지만 미래학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미래학자들마다 상이하게 나타난다. 미래학에 대한 개요 및 역사에 대해 사회학자로서 미래학을 가르치는 웬델 벨은 미래학이 제공하는 통찰력이 없으면 현시대의 사회변화, 근대의 사회적 세계의 본질, 다가올 미래의 기본적 특성 등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호주의 컨설팅 미래학자 리처드 슬로터는 비판적 미래학은 사회과학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기한다.

또 각각의 저자들은 미래학을 가르치는 교육방법도 소개한다. 궈화천 대만 담강대학 미래학과 부교수는 담강대학 설립자가 미래학자 출신이며 담강대학 학생들은 모두 졸업 요건으로 미래학 분야 과목울 수강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르쿠 소타로타 핀란드 탐페르대학 지역학 및 환경정책학부 교수는 '미래를 추구하는 의사소통적 정책과정'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설명한다. 조직발전분야 전문가 폴 윌드먼은 웹 상에서 어떻게 미래 과목을 가르쳤는가를 기술한다. 그는 자신의 의뢰인들이 수동적인 미래 소비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미래 창조자이기 때문에 의뢰인들을 창조적인 과정에 참여시키기 위해 컨설팅에 웹을 이용한다고 강조한다.

데이비드 힉스 영국 바쓰스파대학 대학원 미래교육학 교수는 미래의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미래학을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법과 이유를 가르치고 있으며 올리버 마클리 휴스턴 클리어레이크대 교수는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가상 우주여행' 등의 기법을 사용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책 말미에는 미래학자들의 관심사 및 이슈가 정리되어 있다. 이언 로위 호주 나단 그리피스대 명예교수는 맹목적으로 지속되는 경제성장의 병폐에 대한 대항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심을 가진다. 아서 쇼스탁 드렉셀대 교수는 독특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미래 교육을 실시했다. 어니스트 스턴버그는 뉴욕주립대 버팔로캠퍼스 부교수는 정보사회는 이미 지나갔으며 이제 세상은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의해 움직인다고 주장한다.

한편 제임스 데이터 소장은 2004년 한국인 제자와 함께 한류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으며 꿈과 이미지에 의해 움직이는 미래사회인 '드림 소사이어티' 1호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1989년에는 당시 북한 노동당 비서였던 황장엽 씨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 김일성대학에서 미래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648쪽, 3만 5천 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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