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괴소문 시달리는 어느 의사 '하소연'

"환자를 못본다면서" "그사람 죽었다더라"

포항시내 성형외과 개원의 K씨는 요즘 지인들로부터 "별 일 없나?"는 안부전화에 응대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가족들은 "집안에 우환(憂患) 있냐?"는 더욱 직설적인 물음에 해명하기에 더 바쁘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평소와 다름없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K씨를 두고 지난 여름방학 직전 '교통사고를 당했다더라.' '식물인간이 됐다더라.'는 식의 '카더라' 소문이 돌더니 이번 겨울방학에는 '문은 열어 놓았지만 환자를 보지 못한다더라.'거나 최근에는 아예 '죽었다더라.'는 것까지, 할 말 못할 말이 섞여 확산되고 있기 때문.

K씨는 "이유를 모르겠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 얘기겠거니 했는데…. 누군가 악의를 갖고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는 생각까지 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게다가 예약 환자들의 확인 전화가 오고, 주변 사람들이 안부 전화를 하고, 급기야 대구에 사는 친인척들 전화까지 오면서 K씨는 심리적·업무적으로 큰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K씨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나름대로 소문을 추적해보기도 했는데 미장원, 옷가게, 찜질방, 사우나 등 진원지가 워낙 다양해 종잡을 수도 없다."고 했다.

성형외과 의사를 두고 왜 이런 소문이 퍼지는 걸까?

이에 대해 어떤 이는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그냥 막연한 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치열해진 의료계의 경쟁 양상을 반영하듯 누군가 억지로 만들어낸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추측하는 이도 있다. 어찌됐던 "왜 그런 소문이 도는지 모르겠지만, 멀쩡하게 일하는 사람을 두고 '죽었다.'고까지 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는 비판이 많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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