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혈액원 이기남 팀장

"혈액 너무 부족해요" 시민들에'SOS'

"부족한 혈액, 시민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대구경북혈액원 이기남 운영팀장

"혈액 재고량이 하루치도 안됩니다. 전국에 혈액 부족 경계령이 내려진 상황이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뿐입니다."

이기남(47) 대구경북혈액원 운영팀장은 길거리 헌혈 캠페인을 벌이고 각 헌혈의 집에 '혈액이 부족하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지만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과 혈액 부적격자의 급격한 확산으로 혈액 수급 및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전체 헌혈자 중 40%를 차지하는 고교생과 대학생이 방학을 맞아 단체 헌혈이 끊기면서 혈액 수급에 위기를 맞았다는 것.

또 20%를 밑돌던 부적격자 비율이 급속하게 늘고 있는 점도 혈액 공급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젊은 여성들 사이 급속하게 퍼진 다이어트 현상과 간 질환 등 지병을 앓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부적격자 비율이 최근 30%를 웃돌고 있다는 것. 혈액원 역시 혈액의 안전성 확보에 중점을 두면서 부적격자 수가 더욱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지구 온난화로 말라리아 감염 지역이 확산되면서 군인들의 훈련 장소 역시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군인들의 단체 헌혈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것. 이 팀장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말라리아 감염 검사를 한 뒤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으면 바로 채혈하는데, 실은 정상 소견을 보인 2주 뒤에 채혈할 수 있지만 현재 혈액 사태가 심각해 바로 채혈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이러한 혈액난 해결을 위해 수혈 환경을 대폭 개선하는 한편 헌혈 장소도 확대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했다. 실제 대구경북혈액원은 지난 11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부근에 연간 2만 3천명을 소화할 수 있는 헌혈의 집을 개소했고, 기존의 열악한 차량 헌혈에서 벗어나 보다 아늑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헌혈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시설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생명을 나눈다는 마음으로 헌혈에 적극 동참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십시일반 모인 혈액이 우리 곁에 있는 이웃을 살릴 수 있습니다. 시민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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