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전인교육을 위한 통치자의 철학

교육철학의 본질은 인간을 인간답게 기른다는 교육의 근본목표를 포괄해서 知·德(지·덕) 을 겸비한 사람다운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데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사람다운 사람으로 자라나는 청소년의 인성과 품격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또 이루게 하는 것이 교육자 본연의 과제라 본다.

우리는 흔히 현대 교육의 위기를 '교실 붕괴'니 '학교 붕괴'니 하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그 같은 말은 교육의 본령인 진리탐구와 인격도야를 통해 바람직한 전인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말이다. 이로 인해 사회 인심은 갈수록 위태롭게 되고 윤리 도덕은 나날이 땅에 떨어져 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교육자에게는 지·덕을 겸비한 바람직한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한 인성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생각건대 교육의 목적이 바람직한 인간상 즉 전인적인 인물인 지성인을 양성하는 데 있다면, 지성인과 지식인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지성인이라 할 때 그 性(성)은 '하늘로부터 인간에게 부여한 性'의 의미로 신령스럽고 소박성을 지닌 明德(명덕) 과 같은 개념이며, 마음속에 중심을 잡고 있는 흠이 없는 진주와 같은 개념이다.

지성인의 知(지)는 良知(양지)와 같은 지로서 알면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지인 것이다. 그러므로 지성인은 윤리 도덕의 가치관을 갖추고 있는 기초 위에 학식을 구비한 사람으로서 옛날의 성인과 같은 인물을 의미한다.

학식이 많고 아는 지식이 풍부하다 해도 바람직한 인간가치관이 결여되어 있을 때는 참다운 인물이 될 수 없는 것이요, 동시에 전인적인 인물이라 일컬을 수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인물을 지식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식인과 지성인은 구별되어야 한다.

교육의 최고 과제가 무엇보다도 지·덕을 겸비한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데 있다면 교육자는 줄기차게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과 품격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또 이루게 하는 것이 본연의 자세이며, 그 과제를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현대교육의 붕괴니 하는 말은 입시교육에 치중해 공교육이 무너져 가고 있음을 표현한 말이다. 지식교육에서 전인교육으로 전환해야만 교육의 본령에 맞는 바람직한 교육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전인교육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들의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고전에 '造端乎夫婦(조단호부부)'라는 말이 있는데 부부가 가정교육의 시발점이요, 윤리의 시발점이 된다는 말이다. 부모가 자기의 맡은 바 명분을 다 하고 부모로서의 개념을 충분히 발휘할 때 자녀들을 교화시킬 수 있고 또한 자녀들은 부모의 좋은 행위를 본받을 수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심리분석학에 의하면 3~6세 사이에 인격의 70~80%가량이 형성되고 나머지 20~30%는 14세에서 16세쯤 이루어진다고 하니 어린 시절부터의 가정 교육의 중요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바 있다. 가정에 있어서 자녀들의 온전한 인격형성은 부모들이 갖추고 있어야 할 명덕과 사랑의 조화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으로 볼 때 가정 교육과 사회 교육을 한 포기 나무에 비유할 수 있다. 나무의 뿌리와 줄기가 튼튼해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야 튼튼한 열매를 맺게 할 수 있듯이, 온전한 인격이 형성된 바탕 위에 지식의 조화를 이룩해야만 지식인 아닌 지성인으로 전인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제도 개선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시사한 말이다. 오늘날 위기 교육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전국의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육자들이 三位一體(삼위일체)가 되어 함께 지덕을 겸비한 전인교육에 매진할 때 그 효율성을 거둘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와 같은 전인교육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치력 사관을 가진 최고의 통치자가 교육철학관을 가지고 미디어 매체를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가정교육부터 사회교육 전반에 거쳐 전인교육으로 전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만 한다. 심우섭(성신여대 사범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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