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때 그 영화, 뮤지컬로 다시 만나세요"

만화나 소설이 드라마로, 영화로 변주되는 것은 익숙한 일. 올해는 특히 영화와 뮤지컬 간의 장르 이동이 하나의 화두가 될 것 같다. 특히 많은 한국영화들이 뮤지컬로 재탄생하고 있다. 영화적 소재를 뮤지컬화한 작품을 통칭하는 영화와 뮤지컬의 합성어인 이른바 '무비컬'은 올해 공연계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이달 중순 공연되는 뮤지컬 '라디오스타'와 '싱글즈'에 이어 '내 마음의 풍금', '달콤, 살벌한 연인', '진짜진짜 좋아해'가 기획을 넘어 오디션 단계에 접어들어 있고, '미녀는 괴로워',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은행나무 침대' 등도 뮤지컬로 재탄생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탄탄한 영화적 스토리가 강점인데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무비컬의 성공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올해 영화계에는 인기 뮤지컬을 영화로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많다.

17일 개봉하는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는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들이 기다려오던 팀 버튼의 신작이다. 19세기 런던에서 벌어졌던 160명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1846년 토머스 패킷 프레스트가 쓴 소설 '진주 목걸이:로맨스'를 원형으로 삼은 이 이야기는 이후 연극으로 각색되며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라는 제목을 얻었고, 1973년 크리스토퍼 본드가 현재의 복수극을 토대로 한 연극으로 만들었다.

대중적인 지명도를 얻은 것은 휴 월러 연출, 스티븐 손드하임의 음악으로 1979년 브로드웨이에 올려진 '스위니 토드: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를 통해서다.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소개돼 인기를 얻었던 뮤지컬 '스위니 토드'를 이번에는 영화로 만날 수 있다.

이야기는 사랑을 주제로 한 참혹한 복수와 그 결과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이발사 벤자민 바커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둔 행복한 가장이지만 터핀 박사가 바커의 아내에게 흑심을 품으면서 그 행복은 산산조각난다. 터핀 판사는 바커에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두고 바커의 아내를 유혹한 것.

15년 동안 감옥에서 복역한 바커는 스위니 토드로 이름을 바꾸고 아내와 딸을 되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의 집 1층에서 쓰러져가는 파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러빗 부인은 그를 한눈에 알아보고 숨겨두었던 바커의 면도용 칼을 전한다.

그는 러빗 부인에게 그동안의 일을 듣고 복수를 결심한다. 바커의 아내는 독약을 마셨고 딸 조안나는 판사 수양딸로 키워지고 있다는 것.

스위니 토드는 자신의 조수로 일하던 이발사 피렐 리가 자신을 알아보자 그를 살해한다. 러빗 부인은 그 고기로 파이를 만들고, 이는 대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이발사 피렐리가 데리고 다녔던 소년은 스위니 토드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스위니 토드가 마침내 복수를 하는 날 운명은 더 큰 비극으로 치닫는다.

뮤지컬과 달리 영화는 스위니 토드의 여정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낸다. 이 영화는 팀 버튼의 손에서 전체 분량의 70%가 노래로 채워졌으며 조니 뎁이 복수의 화신인 스위니 토드 역을 맡아 팀 버튼과 또 한 번의 팀워크를 보여준다. 영화 데뷔 전 록밴드의 멤버로 활동했던 만큼 출중한 노래 실력을 선보인다.

인육으로 파이를 만들어 파는 러빗 부인 역은 '전망 좋은 방'의 헬레나 본햄 카터가, 스위니 토드의 아내와 딸을 탐하는 터핀 판사 역은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알란 릭맨이 각각 맡았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에서도 큰 히트를 기록한 '맘마미아'도 올 여름 스크린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배급사인 유니버설픽쳐스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로 재탄생한 '맘마미아'는 올 여름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명배우 메릴 스트립이 주인공 도나역을 맡고,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피어스 브로스너도 출연한다고. 맘마미아는 전설적인 팝그룹 아바의 명곡들을 바탕으로 예비신부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친아버지를 찾고자 엄마의 옛 애인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으로, 1999년 4월 런던에서 초연된 뮤지컬은 현재까지 1조 4천억 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헤어 스프레이'는 지난해 영화 개봉에 이어 현재 뮤지컬 공연 중이다. '헤어 스프레이'는 1988년 존 워터스 감독이 코미디 영화로 만들었지만 2002년 제작된 뮤지컬로 더 유명하다. 지난해 개봉된 '헤어 스프레이'는 2002년 첫 상연된 이후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상, 최우수 연출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했던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을 다시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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