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들의 설사 원인과 예방은?

늦겨울·초봄 '로타 바이러스' 환자 대부분

설사는 감기 같은 호흡기질환 다음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잘 생기는 병이다. 정확한 진단 없이 지사제를 먹이거나 설사 방지 분유 등을 먹여서는 안 된다.
설사는 감기 같은 호흡기질환 다음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잘 생기는 병이다. 정확한 진단 없이 지사제를 먹이거나 설사 방지 분유 등을 먹여서는 안 된다.

설사는 젖먹이 아기나 어린아이들에게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 다음으로 흔하다. 설사는 소아에게 매우 중요한 질환으로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설사는 수분과 전해질이 대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2세 이하의 소아에게는 대변 양이 하루에 10g/kg(체중) 이상, 3세 이상의 경우 하루 200g 이상 대변을 보는 경우를 말한다.

◆설사의 원인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이 설사의 원인이다. 바이러스성 설사가 가장 흔하다. 원인 바이러스로는 로타바이러스(rotavirus),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아스토로바이러스(astrovirus)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설사가 가장 많다. 로타바이러스는 보통 생후 3개월에서 2세 사이에서 자주 문제를 일으키며, 늦겨울에서 초봄까지 유행한다.

유행시기에는 전체 설사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갑작스런 물 설사와 함께 발열, 구토가 특징이다. 발열과 구토는 2, 3일, 설사는 4, 5일 정도 계속된다. 로타바이러스의 전파는 주로 공기를 통하거나 사람끼리 접촉으로 이뤄진다.

세균성 설사는 살모넬라(salmonella), 시겔라(shigella), 대장균 등이 원인이며 흔하지는 않다. 바이러스성과 세균성일 경우 증상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바이러스성 장염의 경우 많은 양의 물 설사를 일으키며 대변에 혈액이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세균성 설사는 바이러스성 설사와는 달리 적은 양의 점액성 변을 자주 보고, 변을 보고난 뒤에도 변을 덜 본 것 같아 다시 화장실에 가게 된다. 또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탈수치료가 중요

설사 치료에서는 충분한 수액과 전해질을 공급해 전해질 이상을 막아주고, 탈수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액 공급은 중증의 탈수인 경우 입원해 정맥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경증이나 중간 정도)에는 먹는 전해질 용액으로 탈수를 치료한다.

유당불내증(乳糖不耐症·유당 분해 효소인 락타제의 분비가 약하거나 결핍으로 분유나 우유 속의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일시적으로 설사를 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저절로 낫는다. 대부분의 경우 이 유당이 문제가 돼 만성적인 설사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시중에 판매되는 '설사 방지 분유'가 설사의 치료제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분유들은 대부분 유당이 아주 적거나 아예 없는 제품이다. 유당이 없거나 적으면 철분 등 다른 영양성분의 함량도 떨어진다. 이런 분유들을 2주 이상 먹일 경우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탈수가 치료되면 설사 분유를 먹이지 말고, 설사 전에 먹였던 것을 먹여야 한다. 물론 설사의 원인이 유당불내증이라면 유당을 포함하지 않는 분유를 먹이도록 해야 한다.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과일 주스나 스포츠 음료들을 먹이는 부모들이 많은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들 음료는 전해질의 농도나 삼투압 등이 적절하지 않아 설사 치료에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지사제도 함부로 복용해선 안 된다. 설사는 몸속에 나쁜 것이 들어온 데 대한 자기방어 수단인데 이를 지사제로 억지로 막으면 역효과가 생긴다.

설사를 일으키는 급성 위장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외출후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 식사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흔히 발생하는 로타바이러스성 장염의 경우 최근 백신이 개발됐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최광해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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