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의 현대 유니콘스, 해법은 없나?

'희망의 뿔' 찾아라

현대 유니콘스의 좌초를 막을 수 있을까. 프로야구 각 구단 사장들은 16일 서울 야구회관에서 사장단 간담회를 갖고 8개 구단 유지에 힘을 모을 것을 결의했다. 그러나 당초 현대를 인수하기로 했던 KT가 11일 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다시 공중 분해될 위기에 처한 현대의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찾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에서 10억 원을 내놓겠다고 했고 팬들이 서명·모금운동에 나서는 등 현대를 살리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가사 상태에 놓인 현대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단순히 현대 1개 구단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프로야구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계는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생겨나면서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해왔는데 7개 구단 체제가 되면 경기 수가 줄어들면서 중계권료, 관중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타이틀 스폰서로부터 받는 돈도 줄어들고 각 구단이 모기업으로부터 지원비를 받는 이유로 드는 '홍보 효과'도 반감되기 마련.

가뜩이나 적자인 프로야구단 운영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과 더불어 불똥은 아마야구계로도 튄다. 야구 지망생들이 꿈꾸는 프로야구단 입단도 더욱 어려워지기에 아마야구 저변 확대는 고사하고 고교야구 붕괴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8개 구단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당장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것. 하지만 시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데다 연간 150~200억 원이 드는 프로야구단 운영에 적극 나설 기업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다. 새 주인을 찾더라도 서울 입성 가입금과 지난 시즌 현대 운영을 위해 쓴 KBO 기금(131억 원)을 내고 들어올지도 합의돼야 한다.

KBO가 위탁관리를 하면서 7개 구단이 자금을 지원, 시즌을 치르며 인수자를 찾자는 의견도 나온다. 예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는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직접 운영하면서 매각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당분간 흑자 경영이 요원해 각 구단들이 모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고 현대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러운 상황.

쌍방울의 예에서 보듯 주전 선수를 팔아 운영비를 마련하면서 새 주인을 물색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경우 상당수 선수들이 일자리를 잃음은 물론 구단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차·포'를 뗀 상태여서 구단 매입가는 낮아지겠지만 당분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워 야구단 운영 의사가 있는 기업이라 해도 구미를 당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1982년 출범 이후 프로야구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벼랑 끝에 선 현대를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인 가운데 18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어떤 묘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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